[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미 국방부는 백인경찰의 가혹행위로 인한 흑인사망을 성토하는 시위에 대응키 위해 워싱턴DC에 투입한 군병력 900여명을 철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군 동원' 엄포로 고조된 미국 수도의 긴장이 누그러지는 분위기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 마크 에스퍼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의 군병력 철수 명령에 서명했다. 급속이 고조된 긴장 속에서 우발적인 사태에 대비한 군병력이 뉴욕의 포트 드럼과 노스캐롤라이나의 포트 브랙 등으로 병력들이 복귀하게 된 것이다.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주(州)차원에서 시위를 진압하지 못하면 군병력을 동원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면서 시위대와 군병력의 충돌에 대한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됐다.
실제로 다음날 미 국방부가 병력 1600명을 워싱턴DC 인근에 배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병력은 워싱턴DC 안으로 진입하지는 않고 외곽에 대기하는 상태였다.
이후 3일에는 에스퍼 국방장관이 시위 진압에 군을 동원하는 걸 지지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드는 등 군 병력동원을 둘러싸고 행정부 내에서 의견 충돌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같은 날 인터뷰에서 군 동원은 상황에 달려 있으며 꼭 그래야 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언급, '군 동원 경고'에서 한발 물러서는 듯한 발언을 했다.
워싱턴DC 인근에 배치된 병력이 본래 기지로 철수하기 시작하면서 시위 대응을 두고 고조된 긴장은 상당 부분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WP는 에스퍼 장관의 주도로 국방부가 내린 이번 결정이 백악관과의 협의 없이 이뤄진 것 같다고 관측했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거듭 병력 철수를 요구해왔다. 워싱턴DC는 주가 아니라 특별구여서 시장에게 방위군 통솔 권한이 없다.
한편 미국에서는 백인 경찰의 무릎에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목을 짓눌려 사망한 사건으로 열흘 넘게 항의시위가 계속됐으며 특히 수도 워싱턴DC에서는 백악관 앞에서 시위가 집중적으로 이어졌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라파예트 공원에서 줄 선 진압 경찰들 사이로 지나가고 있다. 2020.06.01 |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