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지침 '사회적 거리 두기'로 강화하자 목소리 확산
아이들 학교 보내기 불안한 학부모들…"아이들 내가 지켜야"
교육부, "등교 중단은 없어"…정부, '사회적 거리 두기'에 신중
[서울=뉴스핌] 이정화 김경민 기자 = 이태원 클럽발·쿠팡 물류센터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실상 2차 웨이브가 본격화하면서 시민들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시민들은 현재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된 방역지침을 다시 이전 수준인 '사회적 거리두기'로 강화하자고 입을 모았다. 이달 말부터 단계별로 진행 중인 등교 개학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고양=뉴스핌] 최상수 기자 = 쿠팡 고양물류센터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는 직원이 지난 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2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시민들이 찾고 있다. 2020.05.29 kilroy023@newspim.com |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코로나19 2차 웨이브로 답답함과 불안함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시민 서모(31) 씨는 "모두가 방역 수칙 등을 잘 지키면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했는데 또 다시 확진 환자가 늘어나니까 참 허무하다"며 "앞으로 언제까지 이 사태가 계속될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수업 대신 등교 개학을 시작한 학생들을 둔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한층 더 커지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미 유치원·초등학교 등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전국 등교 중지 학교만 838개에 달한다.
학부모 김모(35) 씨는 "유치원 개학을 했지만, 집에 데리고 있다"며 "교사나 휴가 복귀한 장병까지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늘어나서 너무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결국 내 새끼는 내가 지켜야지 누가 지키겠냐"며 "얼른 코로나19 백신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모(31) 씨는 "완전히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했어야 했는데, 너무 빨리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한 것 같다"며 "지금이라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지침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정모(35) 씨는 "정부가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방역지침을 완화하면서 대부분의 회사가 재택근무를 중지했다"며 "이 정도면 다시 재택근무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태원 클럽에서부터 시작된 코로나19 2차 웨이브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슈퍼 전파자'에 대한 비난의 화살도 거세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울 강동구 상일미디어고등학교에서 재학생이 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등교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28일 오전 상일미디어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교내로 들어서고 있다. 2020.05.28 kilroy023@newspim.com |
A씨는 "인천 학원 강사 아직 살아는 있냐"며 "신상을 공개하든가 최소한 감옥에라도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고, B씨는 "국가 망신이다. 도대체 무슨 정신머리로 그렇게 싸돌아다니는 거냐"는 등 원색적인 비난이 난무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 환자 급증에 대한 우려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A씨는 "지금이라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했으면 좋겠다. 너무 불안하다"고 했고, B씨는 "이 정도로 다시 확산하는 거면 다시 재택근무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지난 1, 2일에 걸쳐 서울 이태원의 클럽을 방문한 용인 66번 환자로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재확산이 시작됐다. 이후 이태원 클럽 방문을 숨긴 인천 학원강사 최초 확진 판정을 받았고, 19일 만에 7차 전파까지 이어졌다.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다음 교대 조에 알리지 않는 등 방역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이날 0시 기준 관련 확진자가 96명에 이른다. 사실상 확진자 수가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시행했던 이달 6일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셈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전체 등교 중지는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열고 "수도권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에 준하는 조치이며 모든 학교를 원격수업으로 전환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3은 매일 등교, 고 1·2학년은 격주제나 격일제를 통한 교차 등교를 하게 된다. 중학교는 하루 1개 학년, 초등학교는 하루 2개 학년만 등교한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방역지침을 한층 강화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 김상희 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로 돌아갈 것인지 판단은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 생활 속 거리 두기에 맞게 각 중앙 정부가 예방 기준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점검을 하면서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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