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완 커미셔너 "올해 퀄리파잉 토너먼트 취소…기존 시드 내년에도 유효"
투어 대회에서 우승하거나 상금랭킹 40위보다 많은 상금 획득해야 가능
홍예은·성은정 등 시메트라투어 선수들의 정규투어 진입 장벽도 높아져
[서울= 뉴스핌] 김경수 객원 골프라이터 =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독보적 활약을 펼친 최혜진(21)은 "2020년엔 미국LPGA투어 대회에도 출전하면서 미국 진출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꿈을 2022년 이후로 늦춰야 할 처지가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미국LPGA투어 일정이 뒤죽박죽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KLPGA투어에서 5승을 거두며 각종 타이틀을 휩쓴 최혜진의 미국 진출 길이 더 멀어졌다. 올해 미국LPGA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사진=KLPGA] |
마이크 완 미국LPGA투어 커미셔너는 20일(현지시간)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투어의 일정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요점은 두 가지다. 올해 투어카드(시드)를 지닌 선수들은 내년에도 그 자격을 유지한다는 것과 올해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치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투어는 올해 33개 대회를 치르려고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10개가 취소되고 23개 대회만 치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것도 8개국을 돌며 벌이는 일정이다. 투어는 연초 네 대회를 치른 후 중단됐고 오는 7월23일 마라톤클래식으로 재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투어가 파행되면서 선수들이 제대로 뛸 수 없게 되자 커미셔너가 중간정리를 해준 것이다. 완은 "올해 투어카드를 받은 선수들은 내년에도 그 카드가 유효하다. 올해 루키들은 내년에도 루키다. 그래도 올해 시즌은 성립되고 올해 우승자들은 프라이어리티 랭킹에서 그만한 우대를 받는다. 다만 시즌말 각 부문의 시상 여부는 시간을 두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투어의 퀄리파잉 토너먼트는 매년 가을 1,2차 스테이지를 펼치고 11월에 최종 시리즈를 벌인다. 상위 선수들에게 이듬해 투어카드를 준다.
그러나 올해는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치르지 않기로 했다. 기존 투어프로들의 자격이 내년으로 이월되는만큼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통한 신규 진입자의 자리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통해 투어에 진출하려던 미국 대학선수들이나 미국외 톱랭커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다. 1년을 더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LPGA 투어프로가 되는 길은 크게 네 가지다.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통과하거나 투어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 비회원으로서 시즌 상금랭킹 40위보다 많은 상금을 획득하는 것, 그리고 시메트라(2부)투어에서 상위 성적을 내는 것이다.
올해 퀄리파잉 토너먼트가 안 치러짐으로써 최혜진, 시부노 히나코(일본) 등 미국 진출을 염두에 뒀던 선수들은 미국L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하거나, 투어 대회에 간간이 출전해 상금랭킹 40위 이상에 해당하는 상금을 벌어야만 투어카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자국 투어에서 활동하면서 두 가지 기준 중 하나를 충족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이동도 제한되고 있다.
완은 또 "시메트라투어 시즌 상위 선수에게 내년 투어카드를 부여하겠지만 그들이 출전할 수 있는 대회는 1~2개에 불과할 것이다"고 말했다. 풀시드가 아니라, 제한적인 시드를 주겠다는 뜻이다. 시메트라투어에서 활약하는 홍예은·성은정·손유정·앨리슨 리 등의 한국(계) 선수들의 투어 진출 입지도 좁아졌다.
올해 미국LPGA투어의 퀄리파잉 토너먼트가 없어지면서 최근 5년간 한국선수들이 휩쓸었던 투어 신인왕도 그 명맥이 끊길 듯하다. 우선 올해 각 부문의 시상을 한다 해도 신인상 레이스에서 특출한 한국선수가 없다. 현재 전지원이 이 부문 8위를 달리고 있으나, 1위와는 간격이 크다.
올해 부문별 수상자를 정하지 않더라도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치르지 않음으로써 최혜진과 같은 우수 선수의 진출 길이 좁아져 내년 수상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한국선수들은 김세영(2015년) 전인지(2016년) 박성현(2017년) 고진영(2018년) 이정은(2019년)이 연달아 투어 신인상을 받았다.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