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스핌] 이주현 기자 = 충북도가 청남대 내 설치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을 철거키로 방침을 정했다. 충북 5·18민중항쟁기념사업위원회가 두 전 대통령의 동상을 철거할 것을 촉구한 지 하루만이다.
충북 5·18민중항쟁기념사업위원회는 13일 충북도를 향해 청남대에 설치된 전두환·노태우 동상을 없애고 이들의 이름을 딴 대통령 길을 폐지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이주현 기자] 2020.05.13 cosmosjh88@newspim.com |
14일 충북도에 따르면 동상를 철거하는 한편 두 대통령의 이름을 딴길도 폐지하고 유품과 사진 등 역사 기록화도 전시하지 않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은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위반될 소지에 있다고 판단해서다.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혜택은 사라진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 등이 요구한 오는 18일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 전에 철거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도의 입장이다.
한두 달쯤 도민 여론 조사 등 공감대 형성과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해서다.
앞서 충북 5·18민중항쟁기념사업위원회는 전날 충북도청 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남대에 설치된 전두환·노태우 동상을 없애고 이들의 이름을 딴 대통령 길을 폐지할 것을 촉구했다.
위원회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 휴양지에 군사 반란자인 이들의 동상과 길을 두는 것은 아주 부끄러운 일"이라며 "전두환은 아직도 국민을 폭도로 몰아 죽인 발포 명령 책임에 대해 발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자들의 동상을 바라보고 대통령 길을 걸으며 존경과 사모의 정을 가지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며 "충북도 청남대 관계자들의 삐뚫어진 역사의식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군사 반란자들을 개념하는 동상을 철거하고 대통령 길을 폐지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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