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냅스 접착 단백질 PTPδ에 의한 시냅스 생성 및 수면 조절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수면 장애 치료법을 알아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김은준 단장 연구팀은 신경전달의 기본 단위인 시냅스 생성과 수면 조절의 연관성을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를 통해 수면 장애를 포함한 관련 뇌질환의 발병 기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김은준(IBS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단장,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 교신저자). [제공=IBS] 2020.05.14 swiss2pac@newspim.com |
뇌에 존재하는 수많은 신경세포는 시냅스(synapse)를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다. 시냅스는 신경세포 간 혹은 신경세포와 다른 신경세포가 만나는 접합 부위로, 전시냅스(presynapse)와 후시냅스(postsynapse)로 구성되어있다.
전시냅스에서 나온 신경전달물질을 후시냅스의 신경전달물질 수용체가 감지하면 신경전달(synaptic transmission)이 일어난다. 각 시냅스는 신경회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뇌의 최소 구조단위이며, 위치와 기능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고유의 성질을 가진다.
전시냅스와 후시냅스에는 시냅스 접착 단백질이 각각 존재한다.
시냅스 접착 단백질들은 서로 상호작용하며 악수하듯 만나 시냅스를 생성하는데, 이 때 서로 '코드'가 맞으면 두 신경세포가 연결되어 소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 동안 확인된 여러 종류의 시냅스 접착 단백질들과 달리, 각 단백질의 생체 내 기능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전시냅스 접착 단백질 티로신 인산가수분해효소 델타(PTPδ 단백질, Protein tyrosine phosphatase δ)가 후시냅스 접착 단백질인 IL1RAPL1단백질과 상호작용해 시냅스를 생성하고, 정상적인 수면이 이루어지도록 작동함을 밝혔다.
생체리듬에 관여하는 유전자와 수면 간의 연관성은 보고된 바 있으나, 시냅스와 수면 간의 연관성은 아직 밝혀진 바가 없었다. 이번 연구로 시냅스 접착 단백질인 PTPδ단백질과 수면 간의 연관성이 규명된 것이다.
연구팀은 PTPδ단백질 전체가 결손된 생쥐 모델을 제작하고, 시냅스 생성, 신경전달과 동물 행동 등을 관찰했다. PTPδ단백질 전체가 결손된 경우, 시냅스 생성이 감소하여 뇌 해마에서의 신경전달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정상적인 수면 조절이 방해됐다.
또 PTPδ단백질의 일부인 meA 스플라이스 펩타이드를 결손시킨 경우에도 PTPδ단백질 전체가 결손된 경우와 비슷한 수준으로 시냅스 생성이 감소되고 수면 장애가 유발됐다. 이는 meA 스플라이스 펩타이드가 PTPδ단백질과 IL1RAPL1단백질 간의 상호작용에 있어 중요한 요소임을 시사한다.
김은준 단장은 "PTPδ단백질이 시냅스 생성 및 정상적인 수면에 필수적인 시냅스 접착 단백질임을 밝혔다"며 "하지불안증후군(유병율 5%), 조현병(유병율 1%),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유병율 5%) 등 관련 뇌질환의 발병 기전 이해와 진단 및 치료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주로 잠들기 전에 다리가 저리는 등의 불쾌한 느낌이 들면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수면장애고, 조현병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정서적 둔마 등의 증상과 더불어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정신 질환이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아동기에 주로 나타나는 장애로,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하여 산만하고 과다활동,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엠보(EMBO, IF 11.24)에 4월 19일(한국시간)에 게재됐다.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