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뮨메드, 파미셀 등 치료목적 사용승인 획득
"임상과 별개…효과 있다고 허가와 가까워지는 것 아냐"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대해 관심이 모이는 상황에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치료목적 사용승인' 제도를 활용해 아직 임상시험 중인 의약품을 코로나19 환자에 투약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투약 결과 코로나19 환자에서 효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치료목적 사용승인은 임상시험과는 별개의 제도인데다 허가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기업이 발표하는 치료 효과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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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 국내 바이오기업, 잇따라 치료목적 사용승인 받아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뮨메드, 파미셀, SCM생명과학, 젬백스, 안트로젠, 강스템바이오텍 등이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아 코로나19 환자들에 투약하고 있다.
치료목적 사용승인은 긴급한 상황에 한해서 임상시험용으로 만들거나 수입한 의약품을 환자 치료에 사용하는 제도다.
의사가 응급환자 1명에 투여하는 개별환자 대상 주치의 주도와 2~25명의 응급환자에 투여하는 제공자(회사) 주도 등 2가지로 구분된다.
임상시험은 대상군을 나눠 해당 의약품과 위약(가짜약)만 처방한 후 의약품의 약효를 검증하거나 대상 의약품과 기존 치료제 병용해 효과를 확인한다.
이와 달리 치료목적 사용승인은 오프라벨(허가초과)과 비슷한 제도로 볼 수 있다. 환자가 위급한 상황에서 적합한 약이 없을 때 의사의 판단하에 허가 받은 용도 외에 처방하는 것이다.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통해 투약되는 의약품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을 거쳐야만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치료목적 사용승인은 임상과는 별개고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통한 투약에서)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 허가와 가까워진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이뮨메드·파미셀 "코로나19에 효과 있다"…"효과 단정 어려워"
의사는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통해 허가받은 의약품 외에 치료를 하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의약품을 함께 투약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치료목적 사용승인으로 투약되는 의약품의 치료효과를 명확히 알기가 어렵다.
이뮨메드는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은 항바이러스 후보물질 'HzVSF'을 코로나19 환자 7명에 투여하는 과정에서 7명 중 6명에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칼레트라'를 처방했다.
이뮨메드는 HzVSF의 임상 1상 마무리 단계에 있다. 임상 1상은 독성시험으로, 이뮨메드는 건강한 남성에 HzVSF를 정맥투여해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적 특성을 검증한다. 임상 1상 결과를 확인하고 데이터 구축을 마친 후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식약처에 제출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기업이 치료목적 사용승인에서 자체적으로 효과를 확인했다고 하더라도 임상시험을 거쳐 의약품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라며 "아무리 급하더라도 사람에 투여해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파미셀은 지난 달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은 줄기세포치료제 '셀그램-AKI'(Cellgram-AKI)를 투여받은 환자 3명 중 2명이 회복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2명 모두 기저질환 때문에 퇴원(완치)을 하지는 못한 상태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기업이 발표하는 치료목적 사용승인 투여 결과만으로는 효과가 있다고 단정짓기 어렵다"면서 "임상 3상까지 성공하더라도 허가에 가까워질 뿐이며 허가를 위해서는 품질이 유지돼야 하고 안전하고 효능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allzer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