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사자 수 5명 미만 51.1%...매출 B2B 채널 '집중'
"B2C 시장 닫혀 있어..특별법 만들어 진흥시켜야"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가상증강현실(VRAR) 콘텐츠 산업의 현주소는 어디일까. 아쉽게도 우리 일상과의 거리는 다소 먼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소비자와 가까운 B2C 거래보다 용역 사업과 같은 기업 간 거래(B2B) 규모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종사자 수도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으며, 제품 판매에 성공하지 못해 소득이 없는 사업장도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도 감소하고 있어 가상증강현실 산업 발전을 위해선 원포인트 대책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자료=한국콘텐츠진흥원] |
한국콘텐츠진흥원이 4월초 발표한 '가상증강현실 콘텐츠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관련 사업체 수는 전체의 96.2%인 839곳으로 조사됐다. 이 중 관광·의료·교육·국방·부동산 등 기능성 콘텐츠 비중이 70.8%로 가장 컸다.
가상증강현실 산업 종사자 수는 5만 7319명으로 이중 7%가 VRAR 종사자로 나타났다. 업체당 평균 VRAR 전문 인력은 8명으로 계산되지만, 실제로는 5명 미만인 사업체가 전체의 51.1%를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소규모 사업체'로 열악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업체 실적도 부진했다. VRAR 제품 판매를 하지 못해 소득이 없는 곳은 전체 사업장의 41.3%로 조사됐다. 소득이 발생하는 판매 형태는 오프라인 B2B 채널이 69.2%로 가장 컸다. 지난 2018년 이후 수출이 발생한 기업은 13%에 불과했으며, 2018년 대비 2019년 수출액은 34%가 감소해 역시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다.
지난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상증강현실 열풍이 불었지만 지난 시간이 무색하게 성적표는 다소 초라한 상황이다. 다만 타 분야와의 기술 융합 산업 규모가 오는 2022년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어서 기대감은 남은 상태다.
콘진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VR은 주로 게임 또는 엔터테인먼트에서 체험형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으며, 그 외 의료, 항공, 국방, 제조 부분에서 훈련용 트레이닝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며 "AR은 교육 분야에서 경험 중심 콘텐츠 또는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가상공간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과에 VRAR 업계 관계자는 B2B뿐 아니라 B2C까지 산업 파워가 폭넓게 확장되려면 콘텐츠 다양화는 물론, VRAR 산업 진흥책이 단독으로 마련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코리아 VR 페스티벌 2019(KVRF 2019)에 참가한 시민들이 VR 체험을 하고 있다. 2019.10.02 pangbin@newspim.com |
한 관계자는 "정부 지원금으로 기업을 운영하거나 공공기관 등에서 발주하는 교육용 VRAR 콘텐츠를 만들어 납품하는 데 의지하는 소규모 기업이 많다"며 "아직까지 B2C 시장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일회성 콘텐츠를 납품하고 실적을 올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가 비싸다 보니 VR콘텐츠의 경우 아직까지 VR게임방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마저도 전체이용가 콘텐츠에 한정돼 있다"며 "비행기를 조종하거나 차를 운전하는 단순한 콘텐츠만으로는 절대 흥미를 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B2C 시장도 열리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가장 좋은 것은 VR이나 AR에 대해서 국회서 특별법이나 모법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관리해 주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현재는 VR게임만 하더라도 각종 법과 심의에 걸려 서비스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다"고 덧붙였다.
VRAR 콘텐츠 산업 발전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업계 요청이나 정책적 필요가 있으면 검토해볼 수는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고려하고 있는 게 없다"고 했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