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정치인 관련주 외 변동성·거래량 증가폭 제한적
똑똑해진 개미...글로벌 증시 급락에 대형주 매수 집중
단기 차익 노린 자금도 대부분 코로나19 테마주 선택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4·15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탕'을 노린 총선 테마주에 대한 관심도 점차 사그러드는 모양새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유력 정치인과 연계돼 부각되는 종목이 크게 줄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최대 2조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합의한 직후인 지난달 27일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31.49포인트(1.87%) 오른 1,717.73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6.22포인트(1.20%) 오른 522.83에 종료했고 달러/원 환율은 22.2원 내린 1,210.6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0.03.27 alwaysame@newspim.com |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 이후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권 목록에서 가장 눈길을 끈 정치 테마주는 남선알미늄이다.
자동차부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남선알미늄은 계열관계인 SM그룹 삼환기업 전 대표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친동생 이계연씨라는 이유로 대표적인 정치 테마주로 분류된다. 이 대표가 지난해 11월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이 전 총리가 서울 종로에 출마하고 차기 대권 유력주자로 떠오르자 투자자들의 이목을 재차 집중시켰다.
13일 종가 기준 4월중 개인투자자들의 남선알미늄 순매수 금액은 총 824억원으로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가운데 11위에 해당한다. 일반 종목만 놓고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KB금융, 네이버, 삼성SDI, 셀트리온 등 쟁쟁한 대형주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거래량도 하루 최대 1억9700만주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정작 주가는 4월초 반짝 급등 이후 곧바로 제자리에 돌아온 상태다. 지난 1일 4945원에서 출발한 남선알미늄 주가는 3일 하루에만 23.79% 급등하는 등 강세를 보이며 6일 장중 798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7일부터 연일 하락하며 14일 오전 기준 4850원 내외에서 거래 중이다.
다른 총선 테마주들도 선거일이 임박할수록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는 양상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묘앞역에서 거리유세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0.04.09 leehs@newspim.com |
이 전 총리와 종로에서 맞붙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테마주 한창제지는 총선 출마가 공식화된 3월초 4550원까지 상승했지만 현재 2000원대 중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밖에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 테마주 한국선재,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준표 전 경남지사 테마주 SCI평가정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테마주인 안랩과 써니전자 등 역시 거래량이 급증했으나 이슈에 따라 짧게는 2주, 길게는 한 달 만에 원상복귀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처럼 일부 총선 테마주들이 급등락을 반복했음에도 업계에서는 과거보다 테마주 종류나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전국선거급 이벤트가 다가오면 예상치 못한 테마주가 등장하고, 금융당국이 모니터링 강화에 나서는 등 '숨바꼭질' 양상이 전개됐다"며 "반면 올해는 과거 정치 테마주가 재부각되거나, 그마저도 빈도가 크게 줄어든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3월 중순 이후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폭락하고 단기 회복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전개된 것이 총선 테마주의 등장을 막았다고 분석했다. 지수가 기록적인 조정을 겪으면서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마저 실체가 없는 테마주 대신 저평가된 대형주 매수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총선을 뛰어넘어 전세계 이슈로 떠오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등장 역시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월말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이후 최근까지 마스크, 진단키트, 치료제 등 다양한 테마주가 널뛰기를 반복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전업투자자는 "주가가 연일 급락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를 집중 매수한 것을 보면, 개인도 이전과 달리 매우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몇몇 정치인을 제외하고 언론 노출이 적었다는 점도 정치 테마주의 관심도를 낮춘 이유가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