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올해 들어 49.5% 하락
중국 소재 CGV 영업재개 허가 보류돼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극장 운영이 중단되고, 신작 개봉이 미뤄지면서 CJ CGV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당초 지난주부터 운영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됐던 중국 소재 극장들의 영업 재개가 보류되는 등 경영이 정상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실적 우려도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 CGV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58% 상승한 1만7450원에 마감했다. CJ CGV의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49.5% 떨어졌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가 28일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직영점 116곳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35곳이 휴점에 들어간다. 문을 닫는 극장은 서울 대학로·명동·수유·청담씨네시티·피카디리1958·하계점과 경기 김포풍무·의정부태흥 등이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CGV 피카디리1958 입구에 영업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03.28 mironj19@newspim.com |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25일까지 국내 관람객수는 2567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6% 줄어들었다. 3월을 기준으로 관람객은 8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이달 발표한 '2월 한국영화산업 결산'을 통해 "코로나19가 신종플루, 메르스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극장가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진단했다.
극장의 정상 운영이 어려워지자 CGV는 지난 28일부터 직영점 116개 가운데 35개 극장의 영업을 중단했다. 이에 서울 청담씨네시티, 피카디리1958, 명동, 천안, 대구수성, 부산 센텀시티, 포항, 서전주, 광주하남, 제주 등의 지점이 문을 닫았다. 이들의 매출액은 2018년 기준 전체 매출액의 9.1%에 달한다.
자체적으로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위탁점까지 포함하면 휴점에 들어간 지점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극장들도 전 상영관이 아닌 일부 상영관만 운영하는 '스크린 컷오프'를 시행하는 한편 일부 지점을 제외하고 상영회차를 3회차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상영회차가 축소되지 않는 곳은 ▲용산아이파크몰점 ▲왕십리점 ▲영등포점 등 3곳이다.
극장 운영이 축소되면서 임직원들의 근무체재는 주3일로 전환됐으며, 무급휴직이 실시되는 등 회사는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미소지기(CGV 아르바이트생)도 지점상황에 따라 휴업을 하게 됐으며, 이에 따른 휴업수당을 지급받게 됐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극장 재개 방침을 번복하면서 중국 내 CGV 극장 운영이 무기한 연기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라디오텔레비전총국(광전총국)은 지난 26일 업계에 영화관 운영을 또다시 중단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당초 CGV는 "일부 지방정부의 영업 재개 허가에 따라 오는 28일부터 상하이, 쯔보, 총칭 등에 소재한 16개 극장의 영업이 재개될 예정"이라고 알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회사 관계자는 "공시가 나왔을 때만 해도 영업재개가 예상됐으나 그 이후 중국 정부로부터 요청이 와 재개하지 못했다"며 "지난 1월 24일부터 중국에서 극장영업이 중단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CGV는 현재 중국에 139개의 극장을 두고 있다. 2018년 기준 중국 지역 매출액은 전체 매출액의 17.9%에 해당한다. 이 밖에도 터키와 인도네시아, 베트남에 있는 극장 중 일부가 정부 등의 요청에 따라 일시 휴업에 돌입했다.
극장 운영이 정상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증권가에서도 CGV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춰잡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CGV의 목표주가를 기존의 4만80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내렸다.
현대차증권은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차질의 여파가 사업 전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업체의 목표주가를 기존의 5만원에서 2만7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현대차증권은 CGV의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손실액을 각각 2752억원, 532억원으로 예상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8%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이투자증권도 이번 사태로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며 목표가를 이전의 4만10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내렸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은 1월부터 코로나19 영향을 받았지만,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터키 지역은 2월 이후부터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됐기 때문에 실적 타격이 2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외 영업 재개일자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CJ CGV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휴업기간에 대해 말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며 "확산세가 진정되고, 경영이 안정화되는 등 전체적인 상황을 판단해서 의사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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