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퇴임 이후 정치권과 거리
더불어민주당·미래통합당 등 총선 출마 권유에도 손사래
4·15 총선 앞두고 민주당 김영문·김용진 후원회장 맡아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4·15 총선을 앞두고 기획재정부 후배들의 후원회장을 자임하고 나섰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 양쪽으로부터 뜨거운 '러브콜(출마 제의)'이 왔지만 김 전 부총리는 이를 모두 뿌리치고 잠행의 길을 택한 바 있다.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보려 한다"고 했던 김 전 부총리가 총선 이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부총리는 최근 민주당 울주군 후보로 확정된 김영문 전 관세청장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이와 함께 경기도 이천시 공천을 확정 지은 김용진 전 기재부 차관의 후원회장도 수락했다.
김 전 부총리가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사령탑으로 고군분투하던 시절 당시 두 후보가 각각 관세청장과 기재부 제2차관으로 함께 호흡을 맞췄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leehs@newspim.com |
김 전 부총리는 김영문 전 청장에 대해 "공직자는 나라와 사회, 국민에게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 관세청장 시절 경험했던 김영문 후보는 그 무한책임감으로 누구보다 헌신할 인물이라 확신한다. 국가를 위해 큰 일 많이 하길 성원한다"고 말했다.
김 전 부총리는 김용진 전 차관에 대해서는 "김 후보는 일에서 보여준 뜨거운 열정과 탁월한 능력뿐만 아니라 소시민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며 "누구보다 평범한 시민의 삶 속에서 소통할 수 있는 실력과 인품을 겸비한 따뜻한 후보"라고 평가했다.
'흙수저', '고졸신화' 주인공으로 종종 거론되는 김 전 부총리는 1983년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 사무관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기획예산처에서 장기 국정 마스터플랜인 '국가비전 2030' 실무를 총괄했고 이명박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국정과제비서관을 맡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국무조정실장을 맡아 규제개혁 과제를 총괄하다 2014년 7월에는 돌연 사표를 던지고 공직을 떠났다. 이후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로 복귀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김 전 부총리는 2018년 12월 퇴임한 후 미국 미시간대에서 초빙교수로 있다가 지난해 말 귀국했다.
총선을 앞두고 김 전 부총리를 영입하기 위한 여야 각축전이 뜨거웠다. 여당은 김 전 부총리를 충북에 배치시키려 했고, 김형오 전 미래통합당 공관위원장 역시 사퇴 후 밝힌 후기에서 김 전 부총리를 선대위원장으로 고려했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부총리는 여의도 정치권 대신 "가보지 않은 길을 걷겠다"고 밝혔다. 그는 귀국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귀국해서는 책 쓰는 일과 현대판 '구멍뒤주' 프로젝트 준비 등 두 가지 일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전 부총리가 21대 총선에서 여전히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쪽을 선택했지만, 그의 기재부 관료들이 여당 후보로 총선에 도전하듯 그 역시도 정치권의 러브콜을 마냥 거부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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