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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갑' MSO->통신사로…과도한 송출수수료에 TV홈쇼핑 영업이익 뚝

기사입력 : 2020년03월16일 07:17

최종수정 : 2020년03월16일 07:17

송출수수료 최근 5년간 50% 가까이 늘어...TV홈쇼핑 영업이익은 11% ↓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TV홈쇼핑들의 수익성이 날로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도 IPTV사업자들이 20% 이상의 턱 없이 높은 송출수수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TV홈쇼핑업계의 고민이 깊다.

'황금 채널'을 사수해야 하는 홈쇼핑업체로서는 IPTV사업자들의 무리한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 없는 처지다. IPTV업체들은 송출수수료 인상율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채널'을 다른 사업자에게 넘기겠다며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실효성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TV홈쇼핑 영업익 6300억 추정...5년 전보다 11% ↓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TV홈쇼핑 7개사의 영업이익은 63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2018년 전체 영업이익(6268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5년 전인 2014년보다 11.7% 감소했다.

지난 10년간 TV홈쇼핑 7개사 영업이익 추이. [자료=TV홈쇼핑협회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2020.03.13 nrd8120@newspim.com

지난해 취급액 기준으로 업계 1위를 차지한 GS홈쇼핑은 12.6% 영업이익 줄었고 NS홈쇼핑은 32.5% 감소했다. 공영홈쇼핑은 61% 떨어진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률도 하락 추세다. TV홈쇼핑 7개사의 전체 취급고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4년 4.7%에서 2018년 3.2%로 1.5%p 떨어졌다. 2015년에 3.3%로 하락한 이후 2016년 3.5%, 2017년 3.7%로 오름세를 보이다 2018년 3.2%로 3% 초반대로 주저앉았다.

반면 같은 기간 매출액은 늘어 대조를 이뤘다. 2014년 4조8433억원에서 2018년 5조1289억원으로 5.8% 증가했다. 매출은 늘지만 영업이익는 갈수록 줄어드는 구조로, 수익성은 나날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처럼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은 송출수수료 영향이 크다. 송출수수료는 채널을 사용하는 댓가로 지불하는 사용료다. 부동산에서 자릿세와 같은 개념이다.

홈쇼핑들은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KT 등 IPTV사업자와 케이블사업자, 유선방송사업자(SO)들과의 협상을 통해 매년 송출수수료 인상 폭을 결정하게 된다.

다만 채널을 갖고 있는 통신 사업자들이 자사의 기준에 따라 송출수수료 인상율을 정하다보니 협상 초기에 최대 60% 올리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사업자들도 있다고 홈쇼핑 측은 지적한다. 인상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거부하면 불리한 채널을 배정받게 되기에 홈쇼핑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과도한 인상율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실제 작년 10월 현대홈쇼핑이  20% 인상안을 거부하자 LG유플러스 10번 채널에서 28번으로 밀려난 바 있다.

10년새 송출수수료는 4배 ↑..."인상율 가이드라인 필요"

실제 두 사업자간의 협상에 따라 정해진 송출수수료 규모는 지난 10년 사이 4배 커졌다. 지난해에는 1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7개사가 1년간 벌어들인 영업이익의 2.5배에 달한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TV홈쇼핑 7개사의 송출수수료 현황. [자료=TV홈쇼핑협회] 2020.03.13 nrd8120@newspim.com

연도별로 보년 송출수수료는 2009년 4501억원에서 매년 증가해 2014년에 1조374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공영홈쇼핑이 출범해 7개사가 된 2015년에는 1조1309억원에서 2018년에는 1조4304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2018년 48.7%로 절반 가까이 됐다. 지난해에는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1000원을 벌면 490원이 송출수수료로 나가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가입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IPTV 사업자들이 지나치게 높은 인상율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0~12% 수준의 인상율을 기록했는데, 이 보다 두 배 높은 인상율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초 LG유플러스는 주요 홈쇼핑사에 "올해 송출수수료를 25% 인상해 달라"고 이메일(e-mail)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송출수수료 갑질'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의 인상율 산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와 T브로드, LG유플러스와 SKT가 합병하면서 슈퍼 갑'이 탄생했다"며 "이들은 가입자가 늘어난 만큼 송출수수료를 더 지불하라는 논리를 펴고 있지만, 인상율의 산출 근거는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홈쇼핑들은 채널을 뺏기지 않으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수수료 인상에 합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건물 임대료는 시세나 매매가 기준으로 책정하는 기준이 있지만 송출수수료는 그 기준이 모호하다"며 "최근 5년간 50% 가까이 수수료가 인상됐다. 대한민국에서 이 정도 인상율을 보이는 것은 드물다. 최저임금 상승분보다도 높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부가 송출수수료 인상율 산출 근거를 확인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며 "공개 입찰도 하나의 방법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nrd812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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