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농도를 현지 조사한 결과 일본 정부가 방사능 제염에 실패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방사능 위험을 무시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개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그린피스는 오는 11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9주년을 앞두고 9일 '2020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의 확산: 기상 영향과 재오염'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그린피스 방사선 방호 전문가팀이 지난해 10~11월 약 3주 간 후쿠시마 현지에서 실시한 종합적 조사 결과다.
2020년 도쿄올림픽 성화 출발지로 선정된 J(제이) 빌리지 입구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린피스는 지난해 10월 태풍 '하기비스'가 몰고 온 강풍과 폭우의 영향으로 방사성 오염 물질이 이동해 제염 작업이 완료된 지역에서 재오염이 발생한 증거를 발견했다.
현지 방사능 농도 조사 결과, 후쿠시마 시내 중심부에서 방사능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핫스팟'이 45곳 발견됐다. 특히 도쿄행 신칸센 탑승구 근처와 도로 등에 핫스팟이 산재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능 농도가 가장 높은 곳은 5.5μSv/h로, 이는 2011년 원전 사고 전보다 137배 높은 수준이다. 또한 핫스팟 45곳은 모두 방사능 농도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위험 물질로 지정한 수치(0.3~0.5μSv/h)를 초과했다.
게다가 2020년 도쿄올림픽 성화 출발지로 선정된 J(제이) 빌리지에서도 방사능 농도가 71μSv/h에 달하는 핫스팟이 발견됐다. 이는 2011년 사고 전에 비해 177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사실 J빌리지 인근에서는 지난해 11월 그린피스가 핫스팟을 발견한 후 일본 정부의 제염 작업이 이뤄졌다. 하지만 12월 그린피스의 추가 조사에서 핫스팟이 또 발견된 것이다. 이는 일본 정부의 제염 작업이 실패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스즈키 카즈에 그린피스 일본 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기상으로 인한 방사성 재오염은 여러 세기에 걸쳐 지속될 것"이라며 "일본 정부가 강조하는 '모든 것이 정상화' 되고 있다는 표현은 현실과 다르다. 일본 정부는 제염 작업에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장마리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사고 후 9년이 지났지만 방사성 오염 상황은 통제는커녕 확산되거나 재오염됐다"며 "방사성 위험에 대한 과학적 경고와 증거를 무시하고 개최되는 도쿄올림픽은 일본 정부의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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