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용문점 오픈.."개운하고 담백한 맛..한 잔 부르는 해장국"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23년 한결같은 맛을 지켜온 '뚝배기양평해장국'이 양평 용문(龍門)에 문을 열었다.
용문 역에서 용문산관광지 방향, 승용차로 10여분을 가다보면 우측 에 있다. 맞은편으로는 용문산 계곡물이 흐르고, 고즈넉한 분위기의 황토벽돌 건물에 '양평해장국'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 크지 않은 건물이기에 드라이브를 만끽하며 달리다보면 자칫 지나 칠 수 있다.
뚝배기양평해장국 용문점 전경. [뉴서진식품 제공] |
조선시대부터 양평은 한우가 유명했다. 소의 부산물(副産物)인 내장과 선지 등을 재료로 사용해 주로 서민들이 끓여먹던 해장국은 양평에서 즐겨 먹었다하여 '양평해장국'으로 불렀다.
'양평해장국'은 힘든 서민생활의 건강한 한 끼 식사로 자리 잡아왔다. 사골을 우려낸 뜨끈한 국물과 함께 들어간 시래기와 콩나물은 힘든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과 숙취로 고생하는 이들의 허기진 배를 든든히 함과 동시에 쓰린 속을 달래주던 단순한 음식 그 이상이었다.
오랜 시간을 지나오면서 한양(漢陽), 장안(長安)까지 '양평해장국'의 깊고 진한 맛이 입소문 나면서 오늘날에 와서는 각 지방 별로 재료나 조리법이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여러 브랜드도 생겨났다.
'양평해장국'이라는 이름으로 크고 작은 브랜드만 전국 수 십여 개가 넘는다. 그중에서도 '뚝배기양평해장국'은 더 특별하다.
23년 오랜 기간 변함없이 안정적인 맛과 매출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전통의 맛을 지키려는 뉴서진식품 조미자 대표의 한결같은 고집(固執)에서 찾을 수 있다. 뉴서진식품은 '뚝배기양평해장국'에 식재료를 제조, 공급하고 있는 모기업(母企業)이다.
뚝배기양평해장국 [뉴서진식품 제공] |
조 대표는 힘겨웠던 어린시절이 사업 성공의 밑거름 됐다고 말한다. 5일장에서 채소, 과일 등을 팔던 아버지의 헌신(獻身)으로 큰 어려움 없이 지내오던 4남매 중 맏딸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아버지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그녀는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직접 2.5톤 트럭을 몰며 사과장사부터 시작했다.
하루하루가 힘들던 시절, 사과하나를 몰래 더 가져 가려는 손님에게 심한 말을 쏟아내고 격한 반응을 보이다 옆에서 같이 장사하던 아줌마에게 "젊은 사람이 너무 그러면 못써"라며 꾸중을 들었다는 그녀.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창피하고 미안해서 사람들을 만나면 상대방이 무엇이 부족한가를 한번 더 생각 하게 됐고, 가능한 더 채워주며 살려고 노력 하고 있어요."
"그토록 힘겨웠던 어린시절 장터에서 어렵게 과일 장사를 했던 귀한 경험이 지금을 만들어준 원동력이 아닌가..." 라고 그때를 회상(回想)한다.
그 후 결혼을 했지만 또다시 IMF외환위기라는 국가적 시련(試鍊)을 격어야했던 그는 가계(家計)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사업를 시작했다.
지인 도움을 받아 보증금 1000만원, 월세 30만원 짜리 창고에서 해장국집을 시작했다. '뚝배기양평해장국'의 시작이다.
조 대표는 20여년 넘는 세월을 뚝배기와 가마솥, 항아리와 보내며, 오랜 세월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통 '양평해장국' 맛을 찿았다.
"요즘 모든 것이 시스템 화되고 기계적으로 간편화하는데 전통 맛을 고집 한다는 것은 불편함과 비용을 감수하겠다는 결심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전통의 맛을 최우선으로 두고 모든 의사(意思)결정을 한다. "회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며, 고객한테 부끄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뚝배기양평해장국'의 가장 큰 강점은 식재료관리 차별화에 있다. 육수부터 양(胃), 선지, 곱창에 이르기까지 핵심 식재료 대부분을 본사 공장에서 직접 생산, 관리하고 있다.
특히 농축액이나 분말 형태가 아닌, 직접 육수를 끓여내고 있다. 국내산 양(胃)만을 사용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내고 제품(製品) 육수와 달리 조미료 함량을 최소화했다. 국물을 마시고 내장을 하나씩 골라 먹다보면 저절로 술 생각이나 해장하러 왔다가 다시 술을 주문할 정도다.
뚝배기양평해장국 [뉴서진식품 제공] |
육수 위의 기름을 일일이 제거하고 10kg 단위로 포장해 전국 매장에 직접 공급하고 있다. 단순히 효율성만으로 따진다면 굉장히 비효율적이다.
인건비도 많이 들어가고 식재료 보관, 운송도 어렵다. 하지만 음식을 먹으러 오는 식당이기에 맛을 포기 할 수는 없었다고 한다. 마늘도 국내산만을, 고추씨기름도 가장 비싼 것만 사용한다고 한다.
조대표는 사업과 사람 관계에 "모든 것의 끝은 사랑"이라고 말한다. "까다롭고 복잡한 생산 공정을 모두 처리하기 위해 늘 손과 팔이 아픈 직원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모든 메뉴에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정성을 다해 고객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지켜 드리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 그의 다짐이다.
뚝배기양평해장국 [뉴서진식품 제공] |
wind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