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장 위조 기소 정경심 교수‥.기생충 판박이 지적도
봉준호 감독, 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에 올라
거대 양당, 맹탕 논평 내놔…안철수·진중권은 맹공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10일 오스카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에 올랐다. 정치권도 앞다퉈 논평을 통해 축하의 메시지를 내놨다.
영화 '기생충'은 빈부격차와 계급갈등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색다른 방식으로 묘사한 영화라는 점에서 정당마다 '할 말 많은' 영화다. 또 영화 내 명문대 표창장 위조 장면이나 봉준호 감독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 등 정치권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영화다.
하지만 여야 모두 정쟁의 도구로 삼기보다는 무미건조한 논평을 내놓는데 그쳤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박근혜 정권 시절 작성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봉준호 감독이 올랐던 점을 언급할 법도 했지만 이날은 자제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자녀 부정 입시 및 가족 투자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해 10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9.10.23 mironj19@newspim.com |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부의 양극화'라는 세계 보편적 소재를 한국만의 방식으로 창조해낸 성취는 50여개가 넘는 영화제에서 수상한 170개 이상의 트로피를 통해 그 탁월함이 증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이어 "그동안 백인남성 위주의 폐쇄성으로 비판받아 온 아카데미에서 한국영화가 외국어 영화로는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 영화계의 쾌거를 넘어, 세계 영화계가 더욱 풍부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며, 아시아 영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끌어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역시 다르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표창장 위조 의혹이 불거졌을 때 영화 '기생충'에서 명문대 재학증명서가 위조되는 장면을 떠올렸다. 하지만 한국당은 영화 내용 자체는 전혀 거론하지 않고 맹탕 논평만 내놨다.
박용찬 한국당 대변인은 "세계 주류 영화계에 우뚝 선 한국 영화가 한류의 새로운 동력이 돼 세계 곳곳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2020 국민당(가칭) 발기인 대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02.09 mironj19@newspim.com |
양당이 조용한 대신 안철수 국민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두 사람 모두 영화 '기생충'이 제기한 '공정' 문제를 정치권 현안과 결부시켰다.
안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정이 무너진 사회를 그려낸 작품"이라고 평가하면서 "우리 사회의 기생충은 변기 물이 역류하고 냄새나는 화장실을 사용하는 반지하 거주자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공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남의 것을 빼앗는 사람들이 기생충일 것"이라며 조국 전 장관 가족을 겨냥했다.
진 전 교수는 "이문덕(이게 다 문재인 덕)이 딱히 틀린 말은 아닐 겝니다"라며 "<기생충>에 묘사된 한국사회, 화려한 저택과 변기물이 역류하는 반지하, 우아한 특권층과 빌어먹는 하류층으로 분열된 사회는 어느 정도로는 문통의 작품일 테니까요"라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도 '얌전한' 논평으로 대신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놀라운 창의성으로 세계를 하나로 만든 봉준호 감독과 모든 스탭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낸 마스터피스 '기생충'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