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에 주식 매각...미리 알았으면 당선됐겠나"
프랜차이즈協 "선거 절차, 협회장직 자격 문제 없어"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최근 프랜차이즈 협회장 선거를 치른 한국프랜차이즈협회가 불공정 선거 의혹을 제기한 익명의 투서로 발칵 뒤집혔다. 앞서 선거 기간 동안 잡음을 겪기도 한 만큼, 이번 투서로 프랜차이즈협회 내부에 파장이 확대될지 주목받고 있다.
21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이날 협회 회원사들과 협회에는 한 통의 투서가 우편을 통해 전달됐다. 해당 투서문은 자신을 해마로푸드서비스 직원이라 밝힌 A씨가 익명으로 보낸 것으로, 그는 "이번 선거가 선의의 경쟁도 아니었고 공정하지 않은 선거"라고 주장했다.
정현식 해마로푸드서비스 회장. [사진=해마로푸드서비스] |
투서문에 따르면 정현식 해마로푸드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매각하기 전인 9월 16일, 전 직원에게 사모펀드에 주식 매각에 관한 비밀유지서약서를 열람케 했다. 이는 10월 29일 예정인 프랜차이즈 협회장 선거를 45일 앞둔 상황이었다.
A씨는 "언제부터 이런(주식 매각) 생각과 사모펀드 운용사 선정 작업에 들어갔는지 모르겠지만, 훨씬 이전이라고 추측한다"면서, "이를 (알고도) 아무 일 없을 것 같이 프랜차이즈 협회장 선거에 출마했다는 것은 기망 행위이며 투표 시 의사 결정에 영향을 줄 만한 중대한 보고사항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사모펀드에 매각 사실을 미리 알고도 동일한 투표 결과가 나왔겠냐"면서 "지금이라도 결격사유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프랜차이즈협회장을 재선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현식 회장은 버거·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 지분 5636만여주를 사모펀드 운용사인 케이엘앤파트너스에 매각한다고 지난 11월 5일 발표했다. 협회장 선출을 위한 대의원 최종 선거를 치른지 단 일주일 만이다.
지분 매각 이후 정 회장은 일부 지분(약 5%)와 회장직만 유지한 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협회장 선거 직후 지분 매각 발표가 이어지면서, 프랜차이즈 업계 일각에선 정 회장이 도의적 비난을 피하긴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프랜차이즈협회장은 국내 업계 사정을 대변하는 얼굴이다. 그런데 경영권도 갖지 않고 있는 인물이 협회장을 맡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번 선거는 협회 역사상 첫 경선이었음에도 출발부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프랜차이즈협회 측은 선거 절차와 협회장 자격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프랜차이즈 협회 관계자는 "주식 매각과 관련해선 공시 사항으로 비밀 유지가 되어야 하며 이 때문에 선거 기간 중이라도 해당 사안에 대해 밝힐 수 없었다"면서, "또 일부 지분과 회장직을 유지하기 때문에 협회장 자격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투서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사무국 차원에서 의사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이사회가 필요할 경우 소집할 수 있다. (협회장) 자격 논란에 대해선 내부에서도 이미 검토한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