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이 한국인 단원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해 미국의 한 대학 관현악단이 중국 공연 일정을 취소했다고 미국 NBC뉴스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주 로체스터대학 이스트먼 음악대학의 자말 로시 학장은 성명을 내고 "필하모니아의 모든 단원이 비자를 받지 못하면 중국 공연은 취소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공연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이스트먼 공동체와 우리가 공유하는 가치를 지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은 필하모니아의 단원들이 모두 공연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뉴스핌] 소프라노 조수미가 15일 오후(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 뮤지칼리스카에서 열린 한-스웨덴 수교 60주년 콘서트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이 공연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 내외 등이 참석했다. [사진=청와대] 2019.6.16 |
NBC는 중국이 한국인 단원들에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이 지난 2016년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시행한 한한령(限韓令)의 연장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이러한 정책으로 K팝 아티스트들이 심각한 영향을 받았고 이제 클래식 음악을 하는 학생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7년에는 소프라노 조수미가 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중국 공연을 취소한 바 있다.
로시 학장은 당초 비자를 받지 못한 한국인 단원들을 제외하고 중국 8개 도시 투어 공연을 강행할 예정이었지만 재학생과 동창, 지역사회가 거세게 반발하자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로시 학장이 한국인 단원들을 빼고 공연을 한다고 발표했을 때 이스트먼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다이애나 로젠블럼은 페이스북을 통해 "학장의 이러한 행동은 이스트먼의 이름과 명성에 먹칠을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스트먼 동창생 줄리아 하탐야르는 "중국이 마음을 돌려 한국인 학생들에게 비자를 발급하기를 바란다"며 "인류 공통의 언어인 음악을 두고 이처럼 배타적인 정치적 태도를 보이다니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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