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번호판 규제 폐지 및 가전 '이구환신' 재도입
불황에 강한 편의점 산업 육성, 소비 생활 편의 제고
[서울=뉴스핌] 정산호 기자 = 중국 당국이 하루에 20개에 달하는 소비 촉진책을 쏟아내면서 내수 살리기에 본격 돌입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는데 대응, 내수를 통해 경제 내실을 다지기 위한 포석으로 플이된다. 이번 촉진안에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10%를 차지하는 자동차를 비롯, 가전, 편의시설 등의 규제 철폐 및 다양한 소비 장려책이 포함됐다.
출고를 앞둔 자동차들 [사진=바이두] |
27일 중국 매체 제몐(界面)은 중국 국무원이 ‘유통산업 발전과 상업소비 촉진을 위한 의견(이하 의견)’을 통해 20개에 달하는 소비 촉진 정책을 발표하고 자동차 및 가전, 편의점 등 내수 살리기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번 의견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부분은 자동차 소비 촉진안이다. 당국은 지방 정부가 여건에 따라 현재 시행 중인 자동차 번호판 발급 규제 정책을 완화하거나 폐지하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중국에서 자동차 구매를 가로막는 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 지방 정부가 시내 교통 혼잡 방지를 이유로 시행 중인 신규 번호판 발급 규제안이 꼽히는데 당국이 소비 촉진을 위해 이를 손보기로 한 것이다.
2018년 7월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28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후 올해 7월까지 13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7월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180만8000대로 2018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다.
또한 중고 자동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 셴첸(限遷)정책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셴첸 정책은 외지에서 구매한 중고 자동차가 지방정부의 기준을 충족해야만 번호판을 발급해주는 정책을 말한다.
가전 분야에서는 오래된 가전을 친환경 제품으로 교환해 주는 ‘이구환신(以舊換新)’ 카드를 재차 꺼내들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소비가 위축됐을 때 중국 정부는 이구환신 정책을 통해 내수 활성화에 나선 바 있어 이번에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의견은 중국 유통기업들이 소비자에게서 폐가전을 회수하고 초고화질 텔레비전, 절전형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스마트폰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도록 독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기관의 신용대출 요건 개선을 통해 소비자들의 신에너지 자동차, 친환경 가전제품, 스마트 가구 구매 촉진에도 나설 계획이다.
또한 소비 생활 편의시설인 ‘편의점’ 마트 산업을 키워 내겠다고도 밝혔다. 주민 생활의 질을 높이는 한편 소비에 최적화된 환경 조성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체인 사업체를 도시 공공서비스 구축사업에 참여시키고, 한 번의 영업신고로 여러 점포를 낼 수 있게 하는 편의도 제공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선 지방 정부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 이다. 최근 베이징시 상무국은 ‘베이징시 편의시설 건설 3개년 행동계획’을 발표하고 3년 내 ‘100만 베이징 시민당 편의점 수 300개’ 조성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베이징시 모든 동네마다 마트와 편의점, 미용실, 과일가게 등의 주민 편의시설을 제공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편의점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편의점의 평균 객단가는 15위안(약 2500원)인데 이는 슈퍼마켓이나 온라인 쇼핑몰보다 크게 낮은 수준으로 경기가 어려울수록 과도한 지출을 경계하는 심리가 작용해 편의점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도 의견은 야간경제 활성화를 위한 ‘주말 보행자 거리’ 조성안, 빅데이터와 모바일 네트워크를 활용한 ‘스마트 소비’ 촉진, 휴일 소비 증대, 농산물 유통 확대 등의 소비 촉진안을 발표했다.
chu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