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과 러시아가 22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파기 이후 진행된 미국의 미사일 시험을 둘러싸고 충돌했다.
AFP통신과 I24뉴스에 따르면 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유엔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지난 18일 미국의 지상발사형 순항미사일 시험에 대해 "미국은 군비경쟁을 할 태세"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유럽이 미국의 위협 행위를 용인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군비 통제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8일 미국은 캘리포니아주(州) 샌니콜러스섬에서 지상 발사형 중거리 순항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지난 2일 미국이 INF 조약에서 공식 탈퇴한지 16일 만이다. 러시아도 2일 INF 효력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INF 조약은 1987년 12월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현 러시아) 공산당 서기장이 합의한 군축 조약으로, 서로 500~5500km의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을 생산·실험·배치할 수 없도록 했다.
미국이 시험 발사한 미사일은 INF에서 금지된 미사일이다. 이스라엘 매체 I24뉴스는 시험 미사일에 대해 핵탑재 가능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의 버전이라고 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는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의 시험에 반발, 이들 국가의 요청으로 개최됐다.
조너선 코언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러시아 연방과 중국은 그칠줄 모르고 부끄러운 줄 모르는 군사력 증강을 계속하는 한편, 미국이 자제하는 세계를 좋아할 것"이라며 러시아와 중국의 이중적 태도를 비판했다.
또 코언 차석대사는 "지상발사형, 재래식 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미국의 비행시험은 도발적이거나 불안정하지 않다"며 "우리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언 차석대사는 최근 러시아 북부 군사 훈련장에서 핵추진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했다.
한편, 러시아와 안보리 개최를 요구한 중국은 러시아와 미국의 그 어떤 군비통제 조약에 대해서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쥔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중국은 러시아와 미국 간 그 어떤 군비통제 조약의 당사국이 되는 것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유엔 본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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