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가구업체, 1분기 실적 나란히 부진...영업이익 50% 급감에 적자도
마케팅 효율화, 유통망 확대 등으로 반전 노린다
[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 에넥스·퍼시스·까사미아 등 중견 가구업체들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1~3위권 대형 업체와 격차가 벌어진 중견 업체들은 프리미엄, 매장 확대 등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넥스·퍼시스·까사미아는 모두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하락한 1분기 성적을 기록했다.
박진규 에넥스 부회장. [사진=에넥스] |
한때 업계 3위권으로 분류됐던 에넥스는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매출 1115억원(이하 전년 동월 대비, 4.9%↓), 영업이익 5억원(63.3%↓)으로 집계됐다.
이미 지난해부터 에넥스는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에넥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비 2.6%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이 73.6%나 감소했다. 주택거래량 감소와 원가율 상승이 맞물리면서 주방가구를 주력으로 하는 에넥스의 수익성을 대폭 약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에넥스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분양·입주 물량 감소와 소비심리 위축, 경쟁 심화가 주요 원인"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서울 논현, 대구 등에 쇼룸을 개점하는 등 유통망을 확대하고, 생산능력 향상을 위한 설비투자를 진행해 비용이 많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까사미아 압구정점 외관 [사진=까사미아] |
지난해 4월 신세계그룹에 정식 편입된 까사미아는 1분기 영업손실만 1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1096억원, 영업손실 4억원으로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까사미아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부진의 원인으로는 라돈 제품으로 인한 기업 이미지 손상이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까사미아는 자사 토퍼 제품에서 방사성 물질 라돈이 검출돼 회수조치를 실시한 바 있다.
까사미아 관계자는 "신세계 인수 이후 사업 확장 투자를 진행해 일시적인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며 "특히 올해 상반기 세종점 등 4개 매장을 연이어 개점하는 등 유통망 확대에 박차를 가하면서 다양한 비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사무가구 전문 기업 퍼시스 또한 1분기 별도기준 매출 791억원(8.0%↓), 영업이익 45억원(52.0%↓)을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전년대비 20.3%의 영업이익 신장을 기록했었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실적 부진에 대해 퍼시스 관계자는 "매출 감소와 함께 전체적인 비용이 상승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퍼시스그룹] |
나란히 하락세를 보인 세 업체는 마케팅 효율화·유통망 확대 등으로 2분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
에넥스는 효율적인 원가 절감에 나선다. 먼저 디바닉(소파), 에스코지(매트리스) 등 제각각으로 명명된 제품들을 '에넥스 소파', '에넥스 침대' 등 에넥스라는 패밀리 브랜드로 일원화해 효율적인 마케팅을 추구한다.
또한 수익성이 떨어지는 물량 수주도 대폭 줄이는 한편, 소비자가 직접 색깔과 디자인을 선택하는 '키친 팔레트' 시리즈를 출시해 주력인 주방가구는 강화한다.
까사미아는 지난해부터 진행한 유통망 확대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까사미아는 올해 20여 개 매장을 새로 개점해 총 매장 수를 100여 개로 늘릴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신세계 편입 이후 진행된 내부 시스템 정비가 완료되는 점도 실적 반등의 계기로 꼽히고 있다.
퍼시스는 강점인 사무가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인테리어 공사 없이 공간을 구획할 수 있는 '시스템 부스', 공유오피스·자율좌석제 등 스마트워크에 최적화된 개인 사물함 '스마트 워킹 스토리지' 등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가구업계 전반이 부진한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샘·현대리바트 등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대형 업체에 맞서 중견 업체들이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204m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