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연일 생산량을 늘려 유가를 끌어내리라고 압박하고 있는 반면, 경제성장 촉진을 위한 지출 확대에 나선 OPEC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는 유가가 현재 수준보다 더 상승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날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가 올해 재정 목표를 달성하려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85달러 수준으로 올라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산유국이 재정수지 균형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유가 수준과 올해 유가 평균(붉은색 줄) 비교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
블룸버그 통신은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더욱 긴밀한 관계를 구축함과 동시에 사우디 경제성장과 일자리를 끌어올려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해석했다.
사우디 왕실은 지난주 2023년까지 재정수지 균형을 달성한다는 목표와 올해 지출을 7%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미국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에 탑승하면서 기자에게 "내가 OPEC에 전화를 걸어 그들에게 '유가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고, 이후 유가가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상당수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들은 유가가 올해 평균치인 배럴당 62달러에서 상승하면 재정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지난해의 4.6%에서 올해 4.2%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러한 목표는 유가 상승을 기대하고 내세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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