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지난 21일(현지시간) 250명을 숨지게 한 스리랑카 연쇄 폭발 공격의 배후를 자처한 이슬람국가(IS) 잔당들이 관광지에서 또 다른 테러 공격을 모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영국 텔레그래프지가 정보기관 관련자들을 인용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IS가 무너진 후 그래도 명목상 ‘국가’를 운영하던 테러 세력들이 구심점이 사라진 상태에서 전 세계 각지로 흩어지면서 오히려 테러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유명 관광지들이 이들의 공격에 취약하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스리랑카 폭탄 공격 희생자들이 안치된 콜롬보의 성 안소니 사원 앞에서 경찰들이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현재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달아난 지하드 전사들이 관광지 공격을 계획 중이고, 인도와 몰디브, 케냐와 탄자니아 등 동아프리카 등 휴양지가 가장 취약하다고 전문가들은 추측했다.
전문가들은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마지막 거점이 시리아의 바구즈에서 격퇴돼 쫓겨난 뒤 외국에서의 공격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ISIL은 2014년 6월29일 이슬람국가(IS)로 이름을 바꿨다.
한 정보 소식통은 “이들의 전략이 바뀐 것은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일이다. 이들이 사실상의 ‘국가’를 운영하고 있을 때는 의료 서비스 등 그에 수반되는 국정 운영을 해야만 해 ‘테러 모의’를 위한 시간이 별로 없었다”며 “하지만 이제 시간이 남아돌아 자신들의 존재를 세계에 알리고자 공격 계획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칼리프가 격퇴된 것은 좋은 일이지만, 중단기적으로 ISIL 전사들이 전 세계로 흩어져 ISIL 메시지를 전파하고자 테러 기회를 엿보고 있어 위험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격인 ISIS 쿠라산의 한 소식통은 “스리랑카 테러리스트들이 이라크의 ISIL 지도자들과 접촉했다”며 “남아시아 지역에서 (스리랑카와) 비슷한 공격이 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ISIL는 스리랑카 공격이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하고, 당시 사용한 공격 전략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당국은 이번 연쇄 테러의 배후로 스리랑카 극단주의 이슬람 조직 NTJ(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와 더불어 또 다른 현지 조직 JMI(자미야툴 밀라투 이브라힘)를 지목하면서 이들이 국제적 조직과 연계돼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고, 이후 IS가 배후를 자처했으나 아직 명확한 진상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스리랑카 경찰의 조사 결과, 스리랑카 테러범 중 두 명이 시리아를 방문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SIL은 선전매체 나바(Naba0를 통해 “스리랑카 작전은 성공적”이라며 “칼리프 전사들이 새로운 영역에 IS의 깃발을 세우고 다른 지역에도 전사들의 존재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IS가 격퇴됐다는 주장에 반발하며, 스리랑카 참극으로 미래 공격을 위한 새로운 패턴이 마련됐다고 주장했다.
ISIL의 활동을 추적하고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온 전문가 아이멘 자와드 알-타미미에 따르면, ISIL의 이러한 주장은 스리랑카 테러가 뉴질랜드 이슬람 모스크 총격에 대한 복수극일 수 있다는 스리랑카 당국의 주장을 반박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시일 내에 비슷한 공격이 더욱 주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스리랑카 공격은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예행연습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리랑카 네곰보에 위치한 이슬람 대사원 앞에서 군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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