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뉴스핌] 양상현 기자 = 경기 구리시가 3년 전 포기했던 광역 쓰레기처리장 건립을 재추진하면서 소각장 증설을 놓고 민·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설문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26일 시에 따르면 시는 18년의 내구연한이 다한 자원회수시설(소각장) 증설을 위해 남양주시와 협약을 맺고 1688억원 규모의 소각장 광역화 사업(에코커뮤니티)을 추진하면서 '폐기물 처리시설 추진 방안'에 대해 공론화 과정의 일환으로 오는 6월 말까지 시 홈페이지를 통해 주민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구리 에코커뮤니티 모습 [사진=구리시] |
유입인구가 늘어나면서 처리해야 할 쓰레기도 늘었기 때문인데, 소각장 증설문제는 주민들의 동의 여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시는 2001년부터 구리자원회수시설 소각장에서 생활쓰레기를 자체 소각해 왔고, 음식물 쓰레기는 전량 강동구에 위탁 처리해오고 있다.
또 매년 그 양이 증가함에 따라 향후 생활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의 안정적 처리를 위한 방안으로 구리. 남양주 에코커뮤니티 민간투자사업, 구리자원회수시설 소각장 대대적인 보수, 소각장 이전 등 '3가지 폐기물 처리 시설 추진 방안'에 대해 검토해 왔다.
시에 따르면 구리시 토평동 일대 에코커뮤니티 시설 예정부지에는 구리시와 남양주시까지 광역 쓰레기를 처리할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처리 용량은 인구 110만명이 하루에 배출하는 양인 440t으로, 총 사업비 1688억원 가운데 국비 196억원 등 정부와 구리시, 남양주시가 분담하는 계획도 확정됐었다.
하지만 2016년 구리시가 돌연 사업을 보류하면서 사업은 사실상 폐기됐다. 구리시는 2017년 10월 이미 확보한 국비 10억원도 반납했다.
전임 시장의 공약이기도 했고 주민 반대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또 당시 처리시설이 넉넉했던 점도 또 다른 이유였다.
그러나 현재 구리시는 하루 82t 쓰레기 중 75t을 자체 처리하고 나머지 7t은 수도권 매립지로 보내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구리시가 광역 쓰레기처리장 사업을 다시 추진키로 했다. 처리 시설이 18년 돼 낡은 데다 인구 유입으로 쓰레기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구리시는 주민 의견을 들어 사업 재추진 여부를 결정할 계획으로 설문조사와 관련해 "왕숙천변 인근 토평동에 들어선 구리자원회수시설 소각장이 18여년간 운영되며 시설이 노화돼 보수가 필요하고, 앞으로 쓰레기양 증가 및 음식물류 쓰레기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함에 따라 진행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시는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그동안 검토해 왔던 폐기물 처리방안과 소각장 인근 지역주민들이 주장하는 소각장 이전에 대해 장. 단점을 알리고,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시책에 반영한다는 취지다.
시는 이번 설문과 관련해 소각장 인근 주민들과 7차례의 협의를 거쳐 설문서 최종안을 완성했다. 그러나 7차례의 진통을 겪으며 완성된 최종안의 내용 중 일부 문항이 주민들과 협의한 내용이 반영되지 않고 시 독자적 의견만으로 설문을 강행하려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설문서 최종안은 구리시민만 참여, 개인정보 동의, 성별, 연령, 거주지역, 소각장 위치 인지여부, 소각장 이전의 찬반, 이전 지역, 남양주시 쓰레기 처리, 쓰레기 처리안 검토, 쓰레기 처리 의견 등 11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소각장 대책위는 남양주시 쓰레기 처리와 관련한 항목 중 '남양주시 생활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를 추가로 처리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하는 부분에서 '추가 처리'가 아닌 '남양주시 쓰레기의 전면 처리'를 협의 한 것이라 주장했다.
앞서, 소각장 대책위는 성명서를 통해 "인근 시민들의 반대 여론조사 결과를 외면하고 소각장이 보이지도 않는 지역과 구리전역의 시민의견을 반영해서 에코커뮤니티사업을 추진하려는 속셈을 보이고 있다"라며 "사전협의 내용을 준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yangsangh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