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오는 28일 치뤄지는 스페인의 조기총선이 일주일도 채 남지않은 가운데 주요 4개 정당의 총선 후보자들은 카탈루냐의 독립 추진을 놓고 충돌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스페인 공영방송 RTVE 토론에는 사회당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 중도 시민당(시우다다노스) 대표 알버트 리베라,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포데모스 대표, 보수정당 국민당(PP)의 파블로 카사도가 카탈루냐 민족주의 진영의 독립 추진 문제를 쟁점으로 격렬한 토론을 벌였다.
간밤 신랄한 토론이 오갔지만 4명의 후보 중 어느 누구도 명확한 승자로 보이는 자는 없었으며, 파블로 이글레시아 포데모스당 대표를 제외한 모든 후보가 상당히 긴장된 모습으로 토론에 임해 서로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오는 28일 치뤄지는 스페인 총선은 1970년대말 민주주의 복귀 이후 가장 심하게 분열되고 있으며 경제 관련 논의보다 카탈루냐의 독립과 같은 감정과 정체성의 문제를 놓고 싸우고 있다.
국민당 파블로 카사도와 시민당 알버트 리베라는 총선 승리가 유력한 페드로 산체스 총리를 국익에 반하는 일을 했다며 거듭 비난했다. 카사도는 "산체스 총리의 사회당 때문에 스페인 통합이 어려워졌다"며 "스페인을 분열시키려는 사람들은 산체스에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베라 역시 산체스 총리와 카탈루냐 자치정부 킴 토라 수반과의 회동을 반복해서 언급하며 "스페인을 청산고자 하는 사람들의 손에 스페인의 미래를 쥐어주려 하는가?"라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 2017년 10월 카탈루냐 독립 국민투표는 찬성 92% 반대 8%로 가결됐으나 스페인 중앙정부는 카탈루냐 독립 국민투표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카탈루냐 자치 정부는 해산됐고, 스페인 중앙정부의 직할 통치령으로 전환됐다.
한편 산체스 총리는 카탈루냐 민족주의 정파의 도움 없이도 총선 여당 승리가 예상되자 전 정부 실각에 협조했던 카탈루냐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산체스 총리는 작년 6월 집권한 뒤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과 전격 회동하고 7년 만에 스페인-카탈루냐 공동 각료회의를 부활시키는 등 화해 분위기 조성에 나선바 있다. 그러나 산체스 총리는 최근 유화 제스처를 버리고 헌법 수호의 원칙론으로 돌아섰다. 그는 카탈루냐 자치정부와의 대화에는 찬성하지만 카탈로냐 독립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사회당은 여론조사에서 충분히 앞서고 있지만 스스로 통치할 충분한 의석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동일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회당이 집권하기 위해서는 급진좌파 포데모스의 지지 이상이 필요하며, 카탈루냐 소수 정파의 협조를 포함한 국민당의 지지가 있어야 좌파 연립정부 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개 우파 정당이 집권당이 되기 위한 충분한 의석을 차지하기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층의 비율이 높아 모든 가능한 결과가 오차 범위내에 있으며 선거 당일에도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신생 극우정당인 복스(Vox)당이 얻게 될 의석수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것도 선거 결과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현재 복스의 지지율은 10% 안팎이며 이대로라면 복스는 약 40년만에 국회에서 의석을 획득한 극우정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은 복스의 의석 확보는 스페인 현대 민주주의 역사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23일 4명의 총선 후보들은 오는 23일 스페인 아트레스메디아(ATRESMEDIA)방송 TV를 통해 두번째 토론을 이어간다.
오는 28일 치뤄지는 스페인 총선의 주요 후보들이 TV토론을 시작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