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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 밖으로' 나간 은행들, 외부채널 제휴 효과 '톡톡'

기사입력 : 2019년04월15일 16:03

최종수정 : 2019년04월15일 16:03

생활 플랫폼서 은행 이용하지 않던 잠재고객 확보
채널 다변화 넘어 외부 채널 전용 상품도 등장
Sh수협은행 '잇자유적금', 출시 1년 30만좌 중 75% 외부채널서 판매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주요 은행들이 지점 밖에서 쏠쏠한 영업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핀테크앱, 유통 플랫폼 등 외부의 여러 채널에서 금융 상품을 팔아 은행을 이용하지 않던 잠재고객을 끌어들이는 전략이 그것. 은행과 은행 밖 채널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외부 플랫폼에서만 판매하는 금융상품도 선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이 외부 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판매 채널을 다변화하고 있다. 외부 플랫폼에서 직접 상품 가입이 가능하도록 하거나, 환율 조회나 대출금 조회 등 일부 기능을 제공하고 은행 플랫폼으로 유입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일부 은행들은 제휴 채널로 영업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영업점이나 은행앱의 보조 채널을 넘어 은행보다 나은 성적을 내는 사례도 나온다.

Sh수협은행의 비대면 전용 상품인 '잇자유적금'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4월 출시후 지난 10일까지 30만5000계좌가 개설됐는데 이 중 75%가 외부 채널에서 이뤄졌다.

수협은행은 자사 모바일앱에서 잇자유적금을 선보인 후 제휴사로 채널을 확대했다.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6개월간 제휴를 맺고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등에서 한시적으로 상품을 판매했다. 지난 11월 말부터는 간편 송금 플랫폼인 '토스'에서 잇자유적금을 판매중이다.

채널별 성적을 보면 토스에서 판매된 적금이 12만1000좌로 가장 많았다.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등 한시적으로 제휴한 채널이 10만6000좌로 뒤를 이었다. 수협은행 앱으로 가입한 계좌는 7만8000좌로 집계됐다. 자체 채널보다 외부에서 3배 가까운 고객을 끌어모은 셈이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수협에서 주는 금리에 만기를 채우면 토스에서 별도로 금리처럼 제공하는 혜택이 있어 인기가 높다"며 "수협을 이용하지 않았던 고객을 유치하고, 외부 플랫폼도 이용자를 끌어들일 상품이 필요하기 때문에 서로 윈윈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잇자유적금 가입자 60% 이상이 신규 고객이다. 연령대는 20~30대가 8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KEB하나은행의 비대면 전용 대출 상품인 '이지페이론'도 외부 채널과 제휴해 판매 속도를 내고 있다. 제휴를 맺은 곳은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집토스', 배달앱 '배달의민족', 인터넷쇼핑몰 '인터파크', 전자지갑앱 '시럽월렛' 등이다.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이용하다 부족한 결제 자금을 대출받도록 한 상품이다.

지난 3월 말까지 대출 실행 건수가 9874건, 대출 금액은 242억원인데, 이 중 30% 가량이 외부 채널에서 유입됐다. 대출 신청 건수는 전체의 50%를 차지했다.

제휴 채널의 가능성을 보면서 하나은행은 지난달부터 외부 플랫폼에서만 판매하는 '제휴적금'을 내놨다. 하나은행 앱을 깔 필요없이 제휴처 링크를 통해 가입하면 된다. 상품을 가입하는 채널마다 혜택이 다른 게 특징이다. 건강 관련 제휴처에서 적금을 들면 건강검진 쿠폰을 제공하는 식이다. 때문에 채널에 따라 고객 타켓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 생활금융연구·개발(R&D)센터 관계자는 "금리 차이보다는 생활 영역에서 꼭 필요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봤다"며 "딱딱한 금융이 아니라 생활에서 친숙한 플랫폼을 이용하다 금융 니즈가 생기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외부로 영업 채널을 다변화시키는 것은 은행권에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신한은행은 API 공유로 제휴처 고객을 은행앱으로 유입시키고 있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다방'에서 전세대출 한도를 확인하면, 은행앱으로 연결해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신세계 면세점, 두타 면세점 앱에서는 환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은행도 지난 9일부터 삼성페이에서 비대면 통장 개설과 체크카드 발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에 거래가 없던 고객도 영업점 방문이나 앱 설치 없이 실시간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IT기업이나 생활 플랫폼과 협업해 비대면 금융채널을 다양화 하고 있다"며 "은행 플랫폼에 여러 서비스를 더하는 것이 아닌 생활 영역 속으로 은행이 들어가는 영업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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