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의 미적지근한 3월 고용지표에 미 국채 '수익률곡선(일드커브·장단기 금리차)'이 평평해졌다.
지난달 신규 일자리가 시장 예상을 넘기며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왔지만 임금 증가세는 둔화했다.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부진 우려는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완화적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강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5일 미 국채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3월 고용지표가 나온 이후 장중 2주 만에 최고치인 2.544% 올라섰다가 상승분을 반납, 반락해 2.5007%로 전 거래일 종가보다 0.009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10년물과 2년물 금리차는 약 2주 만에 최저치인 12.7bp로 좁혀졌다. 2bp 하락했던 전거래일 15.6bp에서 추가로 줄어든 것이다.
5일 10년물 금리 추이 [자료= 인베스팅닷컴] |
장중 10년물 금리는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가 19만6000개로 전달 17개월 만에 최저치인 3만3000개에서 크게 개선된 것으로 발표되면서 방향을 위로 잡았다. 하지만 시간당 평균 임금 증가율이 전월비 0.1%로 2월 0.4%에서 둔화한 것으로 나오자 급반락했다.
시장은 3월 고용 지표에 대해 골디락스라고 표현하면서도 경기 둔화 우려는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신규 일자리가 시장 예상 18만개를 웃돌면서 노동 시장이 아직은 견실하다는 모습을 보여준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박은 낮은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연준이 올해 내내 금리를 동결하고 내년에는 인하도 나설 수 있다는 시장의 기존 전망을 강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재니몽고메리스콧의 가이 르바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로이터에 "헤드라인은 좋았지만, 세부내용은 좋지 않았다"며 "이것이 기본 전제를 바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논평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오히려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안에 25bp 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을 70%로 반영해 거래하고 있다.
10년물 금리가 2.60%로 올라서는 데 실패하자 이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장기물을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때문에 이날 수익률곡선 평탄화 현상이 더욱 가속했다는 설명이다. MUFG 시큐리티스 아메리카의 존 허먼 금리 전략 책임자는 "투자자들은 대기 상태있었다"며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수익을 내기 위해 장기물을 사들였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날 10년물 금리가 잠시 상승한 것은 시장 예상을 넘어선 고용지표의 헤드라인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도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합의안이 4주 안에 발표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투자자들은 오는 10일 발표될 3월 소비자물가에 초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설문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비 기준, 1.8%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연동국채(TIPS) 시장에서는 향후 5년간 이같은 속도로 물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가르다 캐피털 파트너스의 마틴 헤가티 글로벌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물가연동채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 2%에 미달하는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본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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