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북한이 한국, 미국과의 화해와 평화 무드 조성에 나서며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가장 중대한 변화와 발전 움직임은 북한 내부에서 일고 있다고 영국의 사진작가 타리크 자이디가 26일(현지시간) 안보 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에 기고했다.
북한의 여러 지역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타리크 자이디는 북한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4월 당 중앙 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노선' 대신 '사회주의 경제 건설'을 정책노선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타리크 자이디는 김정은 위원장의 정책노선 수정에서도 알 수 있듯 북한 정권의 초점이 안보에서 경제발전으로 옯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여러 방면으로 국제사회에 합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그 중 가장 상징적인 순간으로 지난해 4월에 있었던 평양표준시 변경을 꼽았다. 북한은 일제강점기 시절 빼앗긴 표준시간을 되찾는다는 뜻에서 2015년 8월 15일, 기존에 사용하던 시간에서 30분을 늦춘 시간을 평양표준시로 규정한 뒤 사용해왔다.
이후 김정은 위원장은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 표준시 통일을 제안했으며, 평양시간을 한국의 표준시에 맞춘다고 공표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표준시 변경을 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관계 개선 및 국제사회와의 조화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북한 평양 시민들. (기사 내용은 사진과 관계 없음) |
그 증 가장 큰 변화가 나타나는 분야는 바로 경제다. 평양과 원산 소재의 공항은 초현대적인 스타일로 신축됐으며, 면세점과 레스토랑을 갖추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오는 2020년까지 200만명의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삼고 있다.
북한 내부에서 감지되는 변화와 발전은 주민들의 삶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있다. 일례로 북한에서 패션은 일종의 자기표현의 방식으로 자리 잡았으며, 리설주 여사는 북한 여성들 사이에서 패션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스포츠광으로도 유명한 김정은 위원장은 스포츠 인프라와 선수 훈련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의 소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북한의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 열병식에는 많은 외신기자가 초청됐다. 이전에 평양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이들은 평양의 회색빛 건물들이 알록달록한 밝은 색이 칠해진 건물들로 탈바꿈했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평양에 새롭게 지어진 쇼핑몰과 워터파크, 문화센터, 스포츠 시설은 주민들의 삶에 변화를 가져왔다. 북한에서 중산층·부유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돈주'는 새로운 소비 문화를 창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미래과학자 거리'에는 53층짜리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 있으며, 2500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갖추고 있다.
타리크 자이디는 결과적으로 '은둔의 왕국'으로 불리던 북한이 그 수식어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고 적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북한 내부 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직 단언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대부분의 변화는 수도인 평양에서 감지되고 있으며, 북한 정권의 투자 역시 평양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는 북한 전체가 변화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하며, 특히 북부 농촌 지역이 변화를 따라잡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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