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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부른 만세]⑤ 운요호 사건의 데자뷰, 초계기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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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요호사건, 강화도조약 빌미...일본 '조선 무력도발·국제 선전'
초계기 갈등서 '피해자 프레임·국제 여론전'...운요호사건과 유사
'감정 지양, 先연구 後대응'...지정학 구조 반영 외교 역량 필요

[편집자주] 3·1운동 100주년이다. 3·1운동은 이후 민족적 독립운동의 근본이 됐고 대한민국 건국의 원천 이 됐다. 대중화, 일원화, 비폭력이라는 3·1 정신은 한 세기가 지난 오늘까지도 유구히 계승되고 있다. 하지만 일제 강점의 상처는 다 아물지 않았고 식민 잔재는 여전히 곳곳에 스며있다. 청산되지 않은 과거, 선조들이 '못다부른 만세'는 우리에게 과제로 남아 있는 셈이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선열들의 숭고 한 뜻을 기리며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서울=뉴스핌] 윤혜원 기자 = 3·1운동은 독립운동과 해방, 민주공화국 수립의 도화선이라는 점에서 한국 근현대사의 분수령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격동의 근현대사를 거친 한국은 오늘날 어엿한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났고 국내총생산(GDP) 11위 국가로 성장했다.

그러나 3·1절이 지워내고자 했던 흔적 가운데 일부분은 과거를 넘어 오늘까지 얼룩져 남아있다. 그 중 하나가 식민지배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운요호 사건이다. 최근 한일관계의 화두로 떠올랐던 '초계기 갈등'에 대응하는 일본 정부의 행보에는 운요호 사건을 일으켜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려고 했던 제국주의 일본의 잔상이 어른거리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한일 양국은 우리 해군 함정의 일본 레이더 조준인지, 일본 초계기의 우리 함정 위협 저공 비행인지를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해산,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으로 한 일관계가 경색 국면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발생한 초계기 갈등에 대해 우리 정부는 어떻게 해석하고 대처해야 할까.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19~20세기 조선이 겪은 역사를 21세기 한국이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앞으로의 100년과 그 이후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운요호 사건의 역사적 배경과 경과, 의미를 점검해본다. 

◆ 무력 도발후 강화도조약…식민지배의 초석, 운요호 사건

1875년 9월20일. 조선 강화도 근처에 배 두 척이 들어섰다. 그 중 한 척의 이름은 운요호. 일본이 영국에서 수입한 신식 군함이었다.

일본 군함 운요호. [사진=부산시 제공]

운요호의 강화도 접근에는 일본 측의 사전 통보도, 조선 측의 허락도 없었다. 일본군의 조선 영해 침범이었다. 일본군 십수명은 운요호에서 보트로 갈아탔다. 그리고 물을 달라는 구실로 강화도 남단 초지진 쪽으로 다가왔다.

해안에서 경비를 서던 조선군은 일본군에 경고사격을 했다. 신원을 알 수 없는 배가 불시에 다가오자 불법 침입으로 간주하고 방어적 공격을 가한 것이다. 일본군은 조선군과 30여분 동안 교전을 벌이다 뱃머리를 돌렸다.

그러나 일본군은 다시 강화도를 찾아왔다. 일본군은 보트가 아닌 운요호를 손수 이끌고 와 초지진에 포격을 가했다. 초지진뿐 아니었다. 일본군은 영종도에 상륙해 살인과 약탈, 방화를 저질렀다.

이처럼 운요호 사건은 일본 군함이 조선 영해에 침범해 인적, 물적 피해를 입힌 사건이었다. 그러나 운요호 사건의 여파는 조선의 인명을 해치고 재산을 앗아갔다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일본은 운요호 사건을 빌미로 1876년 불평등한 조약인 '강화도조약'을 체결했다. 조선에 운요호 사건에 대한 책임 문제를 제기하고 운요호 사건의 해결책으로 조약 체결을 요구한 것이다. 강화도조약으로 조선은 일본에 강제로 시장을 개방하고 치외법권을 인정해줘야 했다.

운요호 사건부터 강화도조약까지 일본의 행보는 계획된 것이었다. 당시 일본 관료들의 문헌에는 일본이 조선에 군사적 도발을 한 후 역으로 조선으로부터 억울한 피해를 입은 것처럼 꾸며 조선 침략의 명분을 만들고자 했던 흔적이 남아있다.

조선 말기 일본 외교관이었던 모리야마 시게루(森山茂)는 일본 정부에 "군함 한두 척을 대마도와 조선 사이에 해로를 측량하는 척하면서 시위를 하고 군대의 압력으로 조선 문호를 열자"고 건의했다. 일본 정부는 모리야마의 보고를 수용해 해군 군함을 조선에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일본 외교문서'에 히로츠 노부히로의 명의로 적시된 제안은 이런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다. "우리 군함 한두 척을 급파해 쓰시마와 이 나라 사이를 드나들게 하고, 숨었다 나타났다 하면서 해로를 측량하는 체해 저들로 하여금 우리가 의도하는 것을 헤아리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중략) 저들에게 위협적으로 받아 들여질 언사를 쓴다면, 안팎으로부터의 성원을 방패삼아 일 처리를 다그칠 뿐 아니라 국교 체결상 웬만큼 권리를 얻어낼 수 있으리라는 것도 틀림없는 일입니다."

운요호의 함장이었던 이노우에 요시카(井上良馨)는 운요호 사건에 대해 식수를 구하기 위해 해로를 측량하던 일본군의 배에 조선이 무단 사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노우에가 작성한 '강화도사건 최초보고서'에는 "어제 우리의 작은 배가 해로를 측량할 때 조선 측 포대로부터 한마디의 심문도 없이 제멋대로 발포했기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퇴각해야만 했다. 이대로 그냥 물러가면 나라의 치욕이 되며 더욱이 해군의 임무를 게을리 한 것이 된다. 따라서 오늘 저들의 포대를 향해 그 죄를 다스리려 한다. 일동은 그 임무를 받들어 국위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힘써 노력하라"고 적혀있다.

이와 관련 신명호 부경대 교수는 "운요호 사건은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로 만들고 강대국이 되려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 조선을 이용한 사건"이라며 "조선을 상대로 먼저 무력 도발을 해놓고 미국, 중국 등 열강들을 대상으로 '운요호 사건은 조선의 잘못'이라고 흑색선전을 하면서 조선을 외교적으로 고립시켰다"고 설명했다.

◆ 피해자 프레임으로 국제 여론전…운요호와 닮은 '초계기 갈등'

최근 한국과 일본 간 초계기 갈등으로 한일관계의 골이 한층 깊어진 가운데, 초계기 갈등이 운요호 사건이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계기 갈등과 운요호 사건 모두 일본이 군사적 수단을 통해 한일관계를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의도가 반영됐으며, 국제사회에 군사적 갈등의 책임이 한국에 있다고 호소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닮아있다는 설명이다.

초계기 갈등은 일본이 지난해 12월20일 동해상에서 한국 해군의 광개토대왕함이 자국 초계기를 향해 추적 레이더(STIR)를 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1월28일 일본 방위성이 공개한 해상초계기 P-1에서 광개토대왕함을 촬영한 영상. [사진=방위성 홈페이지 게재 영상 캡처]

이에 한국은 북한어선을 수색하던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초계기를 식별하려 영상 촬영용 광학카메라를 켰을 뿐 추적레이더를 사용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일본 초계기가 지난해 12월20일부터 지난달 23일 까 지 4차례 한국 함정 주변을 저고도 위협 비행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한국의 반발에 일본은 자국의 정당성을 대외적으로 알리려는 활동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방위성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한국 해군 함정에 의한 화기 관제 레이더 조사 사안'이라는 제목의 일문, 영문 동영상을 만들어 올리고 SNS에 홍보했다. 

일본의 여론전에 우리 국방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지난 4일 국방부는 '일본 해상초계기 저공 위협 비행과 허위 주장에 대한 대한민국 국방부 입장'이라는 제목의 8개 언어로 번역된 영상을 올렸다.

이처럼 초계기 갈등은 일본이 레이더 시비와 초계기 근접 비행 등 군사적 공세 수위를 높이고 피해자 프레임을 내세워 국제 여론전에 주력하는 한편, 한국은 일본의 대응에 맞서 국제 여론전에 가담하는 양상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군사적 행동을 외교의 연장선상에 두는 일본의 전략이 초계기 갈등은 물론 140여년 전 운요호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한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운요호 사건 당시 일본은 경색된 한일관계를 타개하고 자국에 이익이 되는 한일관계를 만들기 위해 조선을 도발하고 외교전을 벌여 조선을 개항시키는 계획을 수립했다"며 "초계기 사건에서도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해산,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판결 등으로 경색된 한일관계를 해소해 관계의 흐름을 일본으로 가져오기 위해 일본 정부가 초계기 갈등을 이용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초계기 갈등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 나갈 환경이 조성된다"며 "일본 정부가 한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각종 한일관계 현안을 공개적으로 일괄 타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초계기 사건을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24일, 전날 일본해상자위대 소속 해상초계기(P-3)가 한국 해군 대조영함에게 저고도 근접·위협비행의 '도발'을 가한 것에 대한 증거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일본 초계기 P-3가 대조영함 우현을 통과할 당시의 모습으로 고도는 약 60m에 불과했다.[사진=국방부]

◆ 감정 지양의 先연구 後대응…지정학적 현실 감안 외교 역량 키워야

19세기 군사적 사건을 일으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했던 일본의 모습이 21세기에도 비슷하게 반복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할까. 전문가들은 한일관계에 신중히 접근하고 일본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한 다음 행동에 나서는 '감정 지양, 이성 지향'과 '선 연구, 후 대응'이 기본적이고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신명호 교수는 "일본의 도발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이성적으로 국제관계를 구축해나가야 한다"며 "운요호 사건 전후 일본은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열강에게 조선 침략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외교전을 펼쳤던 반면 조선은 국제사회의 흐름에 무지했던 측면이 있다. 강대국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현실은 조선이든 한국이든 크게 변하지 않았으므로 외교 역량을 키워 대응하는 냉철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일본은 군사 갈등을 외교에 이용하는 경향이 있어 일본과의 군사 문제를 군사적 측면에서만 보려고 하면 일본의 의도에 말려들기 쉽다"며 "일본이 군사적 사건을 일으키는 데는 특정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봐야한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일본의 군사 행동이 갖는 의미를 연구하고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일본의 대한국 정책을 파악한 후 한국의 대일본 정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hw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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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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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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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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