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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모스크바 이야기]...(6-1) 핵·미사일 기술 빼돌리기에 혈안된 북한

기사입력 : 2019년02월22일 14:45

최종수정 : 2019년02월22일 14:45

북한 민낯 드러난 몇가지 사건...소련붕괴 전후 과학기술자 비밀 유인
핵·미사일 전문가들 북한행 잇단 적발...러시아, 북한 불법행위 묵인
비밀연구소 '마카예프 설계국' 기술자도...SLBM·노동1호·무수단 개발

[서울=뉴스핌] 김흥식 객원논설위원 = 오늘날 북한의 핵과 미사일(북한은 로켓이라고 한다)의 개발실력은 한반도를 위시한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최대의 안보 현안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수 차례의 원폭실험을 시작으로 수소폭탄 실험성공(북한 측 주장), 인공위성 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발사에 이르기까지 핵·미사일 개발이 다양하게 이뤄져 왔다.

러시아 SSC-8/9M729 순항미사일 [사진=로이터 뉴스핌]

◆북한, 소련붕괴 전후로 핵·미사일 기술 몰래 빼돌렸을 가능성  

지금은 비핵화 문제로 북한과 미국이 협상하고 있지만 쉽게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조차 꺼려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 실력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북한 단독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성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기본적으로는 구 소련과 과학기술협정에 따라 원자력 지식과 기술에 관해 일정 수준을 배우고 그에 근거해 자체 개발에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소련은 평화적 이용 이외에 핵무기 관련한 기술은 전하지 않았다는 게 지금까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소련 붕괴를 전후해 어수선한 틈을 타 북한이 필요로 하는 핵·미사일 핵심기술을 몰래 빼돌렸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았다.

이런 와중에 평양으로 몰래 출국하려던 러시아 핵.미사일 기술자들이 공항에서 체포된 사건이 몇 건 발생해 충격을 주었다. 어느 정도 실마리를 유추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시 미국 등 서방진영은 구 소련이 보유했던 핵.미사일 기술자들의 해외두뇌 유출이 세계 안전문제와 직결된 문제로 보고 러시아를 주시하던 중이었다.

소련을 승계한 러시아는 경제, 사회, 과학, 의료, 교육 등 모든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총체적 난국이 지속되었다. 특히 구 소련이 자랑하던 과학.기술 부문에서 어려움이 컸다. 예산 삭감으로 각종 첨단과학기술연구소 기능이 마비되었다.

그동안 국가로부터 특별보호를 받았던 과학.기술자들은 생계마저 막막해지자 생존을 위한 돈벌이에 나서게 되었다. 두뇌유출, 기술과 장비 밀반출 등 불법행위도 마다않았다. 각자도생이 횡행하던 시절이었다.

[벨리키 노브고로드 로이터=뉴스핌] 정윤영 인턴기자 = 20일(현지시각) 러시아 노브고로드주(州) 벨리키 노브고로드에서 해당 지역의 나치 점령 종식 75주년을 기념해 시민들이 세계 2차 대전 당시 소련 군복을 입고 퍼레이드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2019.01.20.

◆핵·미사일 전문가들 비밀 북한행 잇따라 적발...러시아, 북한 불법행위 묵인도  

1992년 12월 우랄 산맥 동쪽에 위치한 첼랴빈스크에서 과학기술 밀반출과 관련한 심상치 않은 사건이 터졌다. 첨단과학기술연구의 요람으로 알려진 이곳의 핵심연구소 소속 미사일 전문가 20명이 공항에서 체포된 것이다. 후한 보상을 약속한 북한의 비밀 초청으로 출국하려다 러시아 정보당국에 의해 제지된 사건이었다.

전형적인 불법 해외 두뇌유출이었다. 당시 러시아 과학기술자들의 몰래 출국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한 탓인지 크게 보도되지 않았고 세인의 관심에서도 멀어졌다. 그러나 당사자인 러시아는 물론이고 한국, 미국 등에서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닐 거라며 예의주시하는 계기가 됐다.

첨단 핵·로켓 기술을 빼돌리려는 북한 측의 불법행위는 다음해에도 적발됐다. 1993년 일단의 러시아 과학기술자들이 모스크바 세례메티에보 국제공항에서 북한으로 출국하려다 공안당국에 체포됐는데 36명의 과학기술자와 그 가족까지 모두 60여명이었다.

조사결과 북한이 빼돌리려고 했던 이들은 모스크바 근교 바우만 공대 소속 핵기술 연구원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전문가도 포함됐다. 1830년에 설립된 바우만 공대는 러시아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 유명한 곳이다. 소련 시절 우주과학기술 개발의 핵심연구소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인공위성 우주발사체, 시스템 엔지니어링의 기술적 수준은 미국과 유사할 정도였다고 한다. 당시 북한은 장거리로켓기술 개발에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특히 관성항법 장치, 액체연료 등 핵심 세가지 기술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러시아 기술에 눈을 돌리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 사건 처리와 관련, 러시아 측 처사는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았다. 러시아 연방보안국은 며칠 간 조사한 뒤 특별한 불법은 없었다며 모두 석방했다. 심지어 이들의 평양행을 묵인했다고 한다.

김일성 탄생 105주년 기념 열병식 당시 등장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진=로이터 뉴스핌]

◆비밀연구소 '마카예프 설계국' 기술자 유인...SLBM·노동1호·무수단미사일 개발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을 주관하는 ‘마카예프 설계국’이라는 비밀연구소에도 눈독을 들였다. 소련 붕괴 직후부터 예산부족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마카예프 설계국’에 3백만 달러를 제공함으로써 유혹의 손길을 내밀었다.

또한 고급기술자에 대해 급여와 주택. 차량 등 온갖 편의를 제공한다는 조건을 제시하고 대거 평양으로 끌어 들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설계국의 과학기술자들에게 연구비는 커녕 인건비 조차 제대로 지급하기 어려웠고 그 때문에 평양행을 자원한 이들을 통제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노동1호와 무수단 미사일이 마카예프 설계국 기술자들의 작품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소련 붕괴 후 핵.로켓 과학 기술자들은 100달러도 안되는 월급으로 힘겨운 생활을 영위하던 시절이어서 북한이 이런 허술한 틈을 비집고 들어온 것이다. 북한은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는데 역시 마카예프 설계국 기술자들의 도움이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 북한은 한국전쟁이 끝나자 김일성의 특별지시에 따라 원자력개발에 유달리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1955년 핵물리연구소를 창설한데 이어 다음해에는 소련과 체결한 과학기술협정에 따라 소련 시절 핵연구의 우두머리 격인 두브나 핵연구소를 위시해 여러 곳의 핵·미사일연구소에 북한 과학기술자들이 대거 파견됐다. 한·소 수교의 여파로 과학기술협정이 파기된 1990년까지 250여명이 거쳐 갔다. 바로 이들이 북한 핵·미사일 개발의 주역이 되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상황을 주시해온 서방 전문가들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특성을 정밀 분석해본 결과 러시아 미사일과 유사한 점이 많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핵.미사일 기술과 장비가 불법적으로 북한으로 반입됐음이 분명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구 소련은 1985년 북한에 대해 NPT(핵확산금지조약)가입을 전제로 경수로건설협정을 체결했는데 미 CIA는 북한이 소련의 핵기술을 지원받기 위해 NPT에 위장가입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북핵문제가 국제현안으로 계속 부각되자 옐친 대통령이 북한과의 원자력협력을 전면 중단시키자 그때부터 북한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러시아 과학기술자들을 몰래 초청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ICBM급 화성-14형 미사일 <사진=조선중앙통신>

▲김흥식 뉴스핌 객원논설위원

한국외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하고 1977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디뎠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로 해직되는 아픔을 겪고 쌍용그룹에 몸담고 있다가 1988년 연합뉴스 기자로 복귀했다. 1991년 한국의 첫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파견돼 맹활약했다. 이후 연합뉴스 북한부장, 남북관계 부장, 문화부장, 논설위원실 간사,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편집담당 상무이사를 지냈다. 퇴임후 연합뉴스 부설 동북아센터 상임이사, 중소기업진흥공단 비상임이사, 도로교통공단 비상임이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 등을 지낸뒤 현재 뉴스핌 객원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k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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