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법,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7명 무죄 선고
의료소비자연대·건강세상네트워크 "실망스럽다" 반발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2017년 말 신생아 4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 이대목동병원 주치의 등 의료진들에게 법원이 21일 무죄를 선고하면서 시민사회단체가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연쇄 사망사건이 발생했던 신생아 중환자실[사진=김학선 기자] |
강태언 의료소비자연대 사무총장은 “의료사고 기준점을 왜 설정할 수 없는 지 그 이유를 보여준 판결”이라며 “이번 무죄 판결이 미칠 사회적 파장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비판했다.
강 사무총장은 “결국 균이 눈에 보이지도 않고,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 제대로 입증하기가 어렵다 보니 무죄를 선고한 것”이라며 “입증이 어렵기 때문에 무죄라면, 앞으로 환자의 생명과 안전은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천 건강세상네트워크 운영위원도 “상당히 실망스러운 결과라서 뭐라 할 말이 없다”며 “다분히 의사들의 기득권을 보호하려고 하는 법원의 보수적인 태도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김 운영위원은 “정부 조사에서 의료진의 과실과 환자 죽음 간 인과관계가 이미 다 밝혀진 사항을 법원이 부정하는 꼴”이라며 “법원의 근거가 매우 희박해 보이고 설득력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 대표는 "법원이 의료진의 과실은 인정했지만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정확한 법원 판결문이 나오면 이를 분석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겠다"고 말했다.
반면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은 “개별 의료진이 무죄를 선고 받는 것은 맞다고 본다”며 “사태의 모든 책임은 목동 이대병원의 경영진, 병원장이 져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사무처장은 “수익성 중심으로 병원을 운영한 이대목동병원 경영진은 사태가 터지자 일선 의료진을 앞세우고 자신들은 뒤로 빠져나간 것 아닌가”이라며 “이들이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지, 만약 일선 의료진에게 책임을 전가하게 되면 의사와 환자의 신뢰가 모두 깨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안성준 부장판사)는 이날 선고공판에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이대목동병원 주치의 조모 교수 등 7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신생아들에게 투여된 영양제(스모프리피드)가 의료진들이 분주하는 과정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오염됐다거나, 이로 인해 패혈증이 발생해 신생아들이 사망에 이르렀다고 하는 공소사실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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