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KB국민·신한은행 소액 간편대출 적극…고객 저변 확대
급성장한 중금리대출 시장 선점 위한 시장조사 및 모델 구축 분석도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시중은행들이 중·저신용자 고객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앞서 소액 간편대출은 저축은행이나 인터넷은행이 주로 취급해왔는데 최근 시중은행도 편승하는 분위기다. 금융권 안팎에선 고신용자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변화와 동시에 향후 중금리대출 취급을 위한 신용평가모델 구축을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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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신한·KB국민은행의 비대면 소액간편대출(이지페이론·포켓론·리브간편대출) 취급액은 지난달 말 기준 약 1800억원에 달한다. 평균 한도가 약 3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용 고객수는 약 6만여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KEB하나은행은 한도 최대 300만원의 '이지페이론'을 운영중이다. 비대면 특화상품으로 앱 설치나 공인인증서 없이 24시간 365일 언제나 이용할 수 있으며 신용카드를 보유한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신한은행도 개인별 한도 최대 500만원의 '포켓론' 을 운영 중이며, KB국민은행 역시 300만원 한도의 모바일 전용 소액간편대출인 'KB리브(Liiv) 간편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해당 상품들은 모두 중·저신용자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일반 대출상품과 달리 직업이나 소득 증빙서류 없이 신용카드 하나만 있어도 쉽고 빠르게 대출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갖는다.
사실 시중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에 그간 소극적이었다. 연체 및 부도율이 높아 자산 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었고, 고신용자 대출 위주로 영업을 영위하다 보니 이들에 대한 데이터도 부족했다.
하지만 중·저신용자 정책보증 상품인 사잇돌대출 취급 경험과 신규먹거리 발굴 필요성이 주목받으며 상황이 변하고 있다. 고신용자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은행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작용하며 관련 상품이 쏟아지고 있는 것.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소액 간편대출은 일명 '미끼' 상품으로 고객 저변을 확대하기 위함"이라며 "해당 상품으로 유입된 고객에게 향후 예·적금 상품과 다른 대출 상품을 권유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고 설명했다.
날로 커지는 중금리 대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일종의 시장조사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금리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기 위해선 정교한 신용평가모델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중금리 대출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말 9481억원에 불과했지만 2018년 6월 말 기준 4조5000억원으로 2년이 채 안 돼 5배나 급성장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한도가 작은 대출상품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중·저신용자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향후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면 더욱더 공격적인 영업활동에 나설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시중은행들까지 쉬운 간편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고 나서며 무분별한 대출행태가 조장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누구나 간편하고 빠르게' 쉬운 간편 소액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만을 강조하던 은행들의 상품 홍보(광고, 소개 등) 활동에 제동을 걸었던 바 있다. 대출을 권하면서도 위험은 제대로 고지하지 않는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 것이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