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증권·금융 증권

글로벌 액티비스트들이 몰려온다

기사입력 : 2019년02월05일 08:00

최종수정 : 2019년02월05일 16:17

기형적 지배구조·열악한 주주정책에 행동주의 펀드 '으르렁'
"저성장 시대 기업가치 제고 주요 방안" 증권가 긍정적
대부분 공모 아닌 사모...'기업 눈치'에 연기금·기관 참여 미흡

[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본거지인 미국 시장이 포화 상태다. 자연스럽게 아시아, 한국 시장으로 경영참여형 헤지펀드 전략인 '주주행동주의' 기류가 옮겨오고 있다. 최근 본격화되는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과 소액주주 권한 강화 법안 등 주주행동주의에 우호적인 시장 환경도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이유 중 하나다.

 

◆ 한국형 주주행동주의(Korean Shareholder Activism)의 등장

주주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란 주주들이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다. 과거 배당이나 시세차익만 추구하던 소극적 투자에서 벗어나 구조조정, 부실책임 추궁, 경영투명성 제고 등 기업 경영에 적극 개입하며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국내 행동주의 계보는 2006년 '장하성펀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소액주주 운동에 적극적이던 장하성 고려대 교수(이후 전 청와대 정책실장)가 라자드자산운용이 출시한 한국지배구조펀드 투자 고문을 맡으면서 태광산업 대표이사 해임 소송 등에 나서면서다. 그때만 해도 소버린, 헤르메스, 칼아이칸 등 외국계 자본의 전유물이던 주주행동주의가 토종 자본과 결합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장의 이목을 한껏 끌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외환위기로 자본시장 침체를 겪으며 행동주의 기류도 한풀 꺾였다. 그 후 2016년 라임자산운용이 의결권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와 함께 '라임-서스틴 데모크라시'를,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이 '행동매주식전문투자형펀드'를 출시하는 등 최근 들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가 느는 추세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운용사 수는 501개사로 2012년 말 226개사 대비 122% 증가했다. 규모 역시 크게 늘어 66조원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한국형 행동주의 기류에 대해 한국 기업들의 지배구조에서 비롯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주된 이유로 꼽는다. 김봉기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월드이코노믹포럼에 따르면 지배구조 유효성이나 소수 주주 보호 측면에서 한국은 130개국 중 100위"라며 "글로벌 수출력이나 경제력에 비해 말이 안 되는 수준"이라고 강조한다.

정신욱 한국밸류 10년투자주주행복펀드 매니저는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이나 배당수익률은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특히 '주주가치'에 대한 인식이 낮고 창업주 일가나 경영진 본인을 위해 회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소액주주들의 감시나 견제 목소리는 낮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9월 국내 상장 인프라펀드인 '맥쿼리인프라'에 대한 한 토종 헤지펀드의 공격이 시작됐다. 맥쿼리 출신 인사로 구성된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 인프라본부는 1년여 준비기간을 거쳐 맥쿼리인프라 지분 3.17%를 사들인 뒤 운용보수 인하를 요구했다. 급기야 자산운용사 교체를 안건으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는 맥쿼리인프라의 전체 주주 가운데 31.1%만이 운용사 교체 안건에 찬성해 안건은 부결됐지만, 플랫폼파트너스의 도전은 국내 행동주의 역사에 의미 있는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 주주행동주의, 필요성 공감하지만...

주주행동주의 트렌드에 대해 자산운용업계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상장기업 체질을 변화시켜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고 고수익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홍석 메리츠자산운용 상무는 "사실 주주행동주의는 총수 일가의 독단적 경영에 따른 기업가치 훼손을 견제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행동주의 펀드는 경영권을 빼앗겠다는 것이라기보다는 대주주나 경영진의 비합리적 의사 결정을 바꿔 보자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역시 "한국 경제가 역성장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의 테마는 핫한 전략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증시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기업이 효율성 있게 바뀌어야 밸류에이션이 올라갈 수 있다"고 평했다.

다만 방법과 속도에 대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은 "주주행동주의의 필요성이나 정당성에 대해선 누구나 공감한다"며 "하지만 절대적으로 '옳은' 지배구조가 과연 무엇인지, 행동주의 펀드들이 자신에게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고 주장하는지 여부는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투자 상품이 대부분 공모가 아닌 사모라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 경영에 관여하는 행동주의 전략 특성상 연기금이나 보험사 등 굵직한 LP들의 참여가 미진한 부분도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최웅필 KB자산운용 본부장은 "공모펀드는 사모펀드와 달리 사업부 개편, 인수합병(M&A) 자산 매각, 주주 제안 등 진정한 의미의 경영 참여가 불가능하다"며 "지배구조 개편이 빠르게 일어나는 한국 시장 상황에서 이러한 한계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기금 CIO는 대부분 행동주의 펀드가 블라인드로 운용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전했다. 그는 "주주가치를 확대하는 쪽으로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선 연기금이나 기관투자자가 반(反)기업 투자를 집행하기 어렵다"며 "결국 연기금들은 보수적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행동주의 펀드를 운용 중인 라임자산운용의 원종준 대표는 "시장 관심에 비해 실제 투자금은 크지 않다"며 "로컬 행동주의 펀드가 이슈화되면서 관심을 보이는 기관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아직 운용 규모도 성과도 적다"고 평했다.

 

cherishming1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 지지율 2.3%p↓, 38.1%…"與 총선참패 '용산 책임론'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30%대 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8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8.1%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59.3%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5%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21.2%포인트(p)다. 긍정평가는 지난 조사 대비 2.3%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1.6%p 상승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36.0% '잘 못함' 61.0%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0.0% '잘 못함' 65.5%였다. 40대는 '잘함' 23.9% '잘 못함' 74.2%, 50대는 '잘함' 38.1% '잘 못함' 59.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51.6% '잘 못함' 45.9%였고, 70대 이상에서는 60대와 같이 '잘함'이 50.4%로 '잘 못함'(48.2%)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38.5%, '잘 못함'은 60.1%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1.4% '잘 못함' 65.2%, 대전·충청·세종 '잘함' 32.7% '잘 못함' 63.4%, 부산·울산·경남 '잘함' 47.1% '잘 못함' 50.6%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58.5% '잘 못함' 38.0%, 전남·광주·전북 '잘함' 31.8% '잘 못함' 68.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7.1% '잘 못함' 60.5%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34.7% '잘 못함' 63.4%, 여성은 '잘함' 41.6% '잘 못함' 55.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배경에 대해 "108석에 그친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가 '윤 대통령의 일방적·독선적인 국정 운영 스타일로 일관한 탓이 크다'라는 '용산 책임론'이 대두되며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선거 결과에 대해 실망한 여론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최근 국무회의 발언 등을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경제 상황도 나아지고 있지 않아 추후 지지율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4-18 06:00
사진
이재명 "다 접어두고 尹대통령 만나겠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김윤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과 관련해 "의제도 정리하고 미리 사전조율도 해야하는데 그조차도 녹록지가 않은 것 같다"며 "다 접어두고 먼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복잡한 의제들이 미리 정리됐으면 좋았을 텐데 쉽지 않은 것 같다. 그거 정리하느라 시간 보내기 아쉽기 때문에 신속하게 만날 일정을 잡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4.26 pangbin@newspim.com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서 총선에서 드러난 우리 국민들의 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민생 현장의 참혹한 현실을 제대로 전달하고 또 필요한 조치들을 할 수 있도록 요청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우리 국민들의 이런 어려운 상황, 총선 민의를 잘 들어주시고 절박한 심정으로 어떻게하면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면 몰락한다는 각오로 이번 회담에서 반드시 국민이 기대하는 성과, 가능한 조치들을 만들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영수회담 실무회담은 전날에도 이어졌지만,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의제에 대해 구체적인 검토 결과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의제 제한을 두지 않고 사전 합의가 필요 없는 자유로운 형식의 회담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가 의제 조율이 지지부진하자 이를 접어두고 일단 윤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만남은 금명간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ycy1486@newspim.com 2024-04-26 09:3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