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유럽연합(EU)은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협상에서 벼랑 끝까지 갈 태세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외교관들을 인용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을 재협상하기 위해 EU로 건너갈 준비를 하고 있지만,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영국 의회의 2차 표결 전까지 EU가 양보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외교관들은 전했다.
유럽 당국자들은 막후에서도 합의안을 재협상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이들은 말했다.
또한 EU는 합의안 수정을 위해 EU 긴급 정상회의를 소집하지도 않을 것이며, 브렉시트 디데이를 7일 남겨둔 3월 21~22일 개최되는 정상회의가 EU와 영국이 행동에서 나설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기회라고 외교관들은 밝혔다.
일부 EU 고위급 관료들은 영국이 이미 도출한 합의안을 받아들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을 때까지 벼랑 끝으로 밀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30일 브뤼셀 연설에서 “(브렉시트는) 게임이 아니다”라며 브렉시트 최대 쟁점인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backstop, 백스톱)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융커 위원장은 지난 29일 영국 하원이 안전장치 재협상 결의문을 채택함으로써 무질서한 브렉시트 리스크가 증가했다며 EU는 재협상에 절대 응하지 않을 것이라 못 박았다.
이 가운데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을 재협상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지만 이번 주 브뤼셀로 향하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30일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 전화 통화를 했는데, 45분 간의 통화 후 투스크 의장은 “영국이 무엇을 원하지 않는지는 알겠다. 하지만 무엇을 원하는지는 여전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 EU 회원국들은 브렉시트 연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으나, 얼마나 연기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제레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31일 EU와의 협상이 3월 29일 브렉시트 디데이 막판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합의안 표결을 위해 며칠 정도의 연기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사진=블룸버그 통신] |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