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그리스와 갈등을 빚어온 마케도니아의 국호가 북마케도니아(Republic of North Macedonia)로 공식 변경된다. 그리스는 이번 합의를 통해 외교 정책의 부담을 덜었고 마케도니아도 유럽연합(EU)과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위한 길을 열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이날 그리스 의회는 지난해 정부가 마케도니아와 체결한 국호 변경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300명의 의원 중 153명의 찬성으로 가까스로 통과됐다.
마케도니아에 이어 그리스 의회도 양국의 합의안을 받아들이면서 마케도니아의 국호는 북마케도니아로 공식 변경된다.
이날 표결로 28년간 지속한 양국의 갈등은 일단락된다. 마케도니아는 지난 1991년 유고슬라비아로부터 독립한 후 ‘마케도니아’라는 국명을 택했다.
그러나 마케도니아와 알렉산더 대왕의 역사를 중요시하는 그리스는 이웃 나라의 국호를 인정하지 않고 마케도니아를 구 유고슬라비아 마케도니아공화국(FYROM)이라고 불렀다. 국호 변경으로 마케도니아는 숙원인 EU와 NATO 가입을 위한 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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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해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조란 자에브 마케도니아 총리와 그리스가 마케도니아의 EU 및 NATO 가입을 지원하는 대신 마케도니아가 국호를 변경하는 ‘프레스파 합의’에 서명했다.
이날 치프라스 총리는 “우리의 외교정책에 부담을 주던 문제를 끝냄으로써 그리스에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EU도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도날드 투스크 EU 상임의장은 트윗을 통해 “그들은 상상력을 가졌고 위험을 감당했으며 더 좋은 것을 위해 그들의 이익을 희생할 준비가 됐다”며 “가능하지 않은 임무가 완수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그리스와 마케도니아에서 커다란 반대 속에서 이뤄졌다. 마케도니아에서 치러진 국민투표는 40%에도 못 미친 투표율을 기록했으며 마케도니아 국호 변경을 추진한 치프라스 총리도 2차례의 불신 위기에 처했다.
특히 오는 10월 총선을 앞둔 그리스에서 치프라스 총리의 입지는 크게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리스인 10명 중 6명이 이번 합의에 반대했다. 지난 주말에는 수만 명의 시민이 그리스에서 반대 시위를 벌였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치프라스 총리는 오는 10월 총선에서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5년 치프라스 총리는 그리스의 금융위기 속에서 정권을 잡았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