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제넥신 ‘기타서비스’, 셀트리온헬스케어 ‘유통업’ 분류
거래소 “통계청 한국표준산업분류 기준...트렌드 따라 바꾸기 어려워”
"현실에 맞는 업종 분류 세분화 필요" 지적도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바이오기업들에 대한 한국거래소(KRX)의 산업별 지수 분류가 최근 트렌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 안팎에선 현실성 있는 지수 분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란 지적이다.
‘KRX 코스닥 산업별지수’는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을 건설, 제조, 금융 등 34개 산업군으로 분류하고 해당산업에 속하는 기업을 구성종목으로 넣어 산출하는 통계다. 대부분의 증권 자산운용사들은 이를 토대로 증권관련 상품을 만들고 투자자들 역시 이를 주요 투자 지표로 활용한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민간기업에서 섹터를 세분화시켜 통계를 산출하고 있지만, 상품을 만들 때 당연히 KRX 산업별 지수를 기준으로 삼는다”면서 “KRX가 그만큼 우리나라 증권 시장을 대표하고 객관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예컨대 현재 코스닥 시장은 작년 카카오 이탈후 사실상 바이오 기업들 움직임에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짙다. 제약·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호악재에 따라 바이오주가 동반 급등락하며 코스닥 전체 지수가 함께 움직일 정도다.
코스닥지수 기타서비스 업종 기업 중 시가종액 상위 15위권. [사진=KRX 코스닥지수] |
그럼에도 코스닥 신업별지수를 보면 주요 바이오기업의 절반 가량만 ‘제약’으로 분류돼 있고 나머지는 ‘기타서비스’로 돼 있다. ‘기타서비스’에는 제약·바이오기업뿐만 아니라 여행사, 숙박서비스, 교육서비스, 폐기물 처리 등의 기업이 포함돼 있다. 때문에 KRX 분류가 바이오기업의 주가 변동 통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이와 관련, 거래소 인덱스관리 담당자는 “KRX 산업별지수는 통계청의 ‘표준산업분류’를 따라가는데, 거기에 바이오업이 따로 없다”며 “표준산업분류표에 따르면 ‘제약업’에 들어가려면 의약품 제조가 주요 사업이어야 하지만 바이오기업은 연구개발이 중심이기 때문에 서비스 업체로 구분한다”고 해명했다.
한국거래소 카인드(KIND)에 따르면 신라젠, 제넥신, 바이로메드, 올릭스, 녹립자랩셀, 크리스탈(크리스탈지노믹스), 레고켐바이오, 알테오젠, 랩지노믹스, 진매트릭스 등 코스닥 주요 바이오기업의 업종이 ‘자연과학 및 공학 연구개발업’으로 돼 있고, 거래소는 표준산업분류표에 바이오업이 없다는 이유로 ‘연구개발업’을 서비스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 거래소 측은 이 같은 지적에도 KRX 분류를 세분화하기 어려운 한계를 전했다. 거래소 인덱스관리 담당자는 “지수는 가급적이면 크게 묶어서 보여줘야 한다. 세분화해서 분류하기 시작하면 통계로써의 의미가 사라진다”며 “최근 몇 년새 갑자기 바이오가 대세가 됐지만, 과거에는 IT 종목이 우리나라 산업의 중심이었다. 지수업종으로 봤을 때 바이오를 크게 대변하지 못하는 문제점은 있지만, 트렌드에 따라 국가 통계를 바꾸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고 현실적 어려움을 설명한다.
예컨대 코스닥 시총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유통업’으로 분류돼 통계가 산출된다. 유통업종에는 주로 식자재 도매 및 납품 기업, 가구점, 백화점, 프렌차이즈 등이 포진해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사실상 바이오주로 본다. 증권사 리포트 역시 제약·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작성한다.
이에 대해 거래소 코스닥 공시 담당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모회사에게 바이오의약품을 받아 판매 및 마케팅을 한다는 점에서 한국표준산업분류표에서 의약품 제조업에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이에 기타전문도매업으로 업종을 분류했고, 코스닥 지수도 유통업에 포함된 것”이라고 답했다.
ur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