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옆집서 불나면 우리집도 불"..'화재 사각지대' 비닐하우스촌

기사입력 : 2018년12월26일 16:47

최종수정 : 2018년12월26일 16:47

남태령 비닐하우스촌..가연성 소재·밀집된 구조로 화재 취약
겨울철 난방기구, 전열기 사용으로 화재 위험 ↑
화재 예방 조치, 주거대책 등 다각도 대안 필요

[서울=뉴스핌] 윤혜원 기자 =서울 서초구 방배동 남태령역 근처 전원마을 비닐하우스촌에 거주하는 A(58·여)씨는 20여년의 비닐하우스촌 생활을 "불 속에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13년 전 한겨울 한밤중, 마을 어귀 비닐하우스 3개동이 송두리째 타는 것을 코앞에서 목격했다.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비닐하우스는 전소됐다. 주민들 사이에서 당시 불은 가스불을 오래 켜뒀다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씨는 그 날 이후 3개월 간 잠을 잘 못 잤다. 불기둥이 솟아오르던 장면이 꿈속에 자꾸 나왔기 때문이다. 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A씨는 불씨 하나라도 튀면 자신의 보금자리가 사라질까 걱정하며 산다.

겨울 추위가 한창인 가운데 대표적 주거 취약 계층 중 하나인 비닐하우스 거주민들이 화재의 위험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불에 쉽게 타는 비닐하우스의 재질과 불이 쉽게 번지는 비닐하우스촌의 구조 등을 감안할 때 비닐하우스 화재 예방 조치와 주거 대책 등 다각도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남태령역 근처 전원마을 비닐하우스촌의 전경. 한 비닐하우스 앞에 연탄더미와 LPG 가스통이 놓여있다. hwyoon@newspim.com

26일 찾은 전원마을 비닐하우스촌에는 성인 한 명이 들어서면 꽉 차는 골목을 사이에 두고 비닐하우스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곳에는 90가구, 150여명이 산다. 전체 주민 중 80%가 70~80대 이상 노인이다.

비닐하우스를 에워싼 검정색 차광막 안에는 합판과 비닐이 겹겹이 덧대어져 있었다. 집집마다 연탄더미가 외벽을 타고 줄지어 쌓여 있고, 연탄 옆에 배치된 LPG 가스통들은 주황색 호스를 타고 비닐하우스 내부와 연결된 상태였다.

주민들은 이러한 비닐하우스촌의 특성상 한 번의 불에 온 마을이 타버릴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비닐하우스가 불에 쉽게 타는 재료로 만들어졌고 서로 밀착해 있는 탓에 어느 한 집에서 불이 나면 이웃집으로 삽시간에 옮겨 붙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겨울에는 난로, 전기장판 등으로 추위를 이겨내는 만큼 화재에 한층 취약하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소방당국이 1가구 당 소화기 1개 이상을 지급하고 집마다 화재경보기를 설치했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화재에 대한 위기감을 안고 있었다.

A씨는 걱정이 현실이 됐던 경험이 있어 더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6년 전 A씨의 집에는 연탄재 때문에 불이 난 적이 있다. 그는 “연탄을 갈다 재가 날려 석유통에 붙었는데, 순식간에 불이 다른 곳으로 옮겨붙었다”며 “수도관이 얼어 물이 안 나와 미리 받아놓은 물을 뿌려 겨우 불을 껐는데, 큰 화재로는 번지지 않았지만 정말 아찔했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남태령역 근처 전원마을 비닐하우스촌에 위치한 한 비닐하우스의 내부 모습. 연탄난로와 연탄이 방에 놓여있다. hwyoon@newspim.com

전문가들은 비닐하우스촌이 시설적, 제도적 측면에서 화재에 취약한 점을 감안할 때 화재 예방 수칙을 준수하고 관련 장비와 시설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비닐하우스 주거민들을 대상으로 한 주거 복지를 확충 등 다양한 방안을 시도해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대나 소방서가 비닐하우스촌 관련 정보를 사전에 파악해 화재시 최대한 빨리 불을 진압할 수 있도록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주민들도 비닐하우스에 가연성 재료가 많고 골목이 복잡한 만큼 화재를 진압하려고 시도하기보단 신속한 대피를 중심으로 화재 대처 요령을 익히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비닐하우스는 무허가 건축물이어서 화재 점검 등 법적 보호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데다, 폴리에스테르 등 쉽게 타는 소재로 구성돼 안전 조치를 취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비닐하우스 거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제도나 주거비용 지원 등 안전한 장소로 이주할 대책을 강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했다. 

hwyoo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