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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반대에 ‘급제동’...서울시 ‘반려견 놀이터’ 난항

서울시, 25개 자치구마다 반려견 놀이터 설치 목표
강서구·중랑구, 지난해 예산 지원 받고도 주민 반발로 사실상 '무산'
전문가 “필요한 시설 맞지만 사회적 합의 중요”

  • 기사입력 : 2018년11월25일 05:00
  • 최종수정 : 2018년11월25일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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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지난 22일 오후 3시쯤 서울 중랑구 봉수대공원. 둘레길 옆 풀밭에 한 무리의 반려견과 견주들이 모여 있었다.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없어 견주들은 선 채로 서로 대화를 나누는 한편, 반려견이 구역을 벗어나지 않을까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곳은 지난해부터 추진한 반려견 놀이터 조성사업이 전면 보류되면서 중랑구에서 견주와 반려견들의 공간을 임시로 지정해준 공간이다. 김인숙(63)씨는 “반려견 놀이터를 설치해준다고 했는데 이후 어떻게 되는지 몰라 답답할 따름”이라며 “앉을 수 있는 벤치나 펜스 정도만이라도 설치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25개 자치구 내 반려견 놀이터 설치 공약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설치를 추진하던 자치구마다 주민들 간 치열한 대립으로 사업 실행에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반려견 놀이터에서는 다양한 견종들이 함께 어울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노해철 수습기자> 2018.10.04 sun90@newspim.com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반려견 놀이터 1개 이상 조성”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 반려견 놀이터가 설치된 곳은 모두 4곳이다. 서울시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마포구 월드컵공원, 동작구 보라매공원이 있다. 도봉구는 자체적으로 초안산 근린공원에 마련했다.

지난해 반려견 놀이터를 이용한 반려견주와 반려견은 각각 9만5595명, 7만8448마리에 달한다. 2016년과 비교해 각각 1만4587명, 1만1986마리 늘었다. 반려인구 증가와 함께 놀이터를 찾는 사람도 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도 이에 발맞춰 각 25개 자치구마다 1개 이상의 반려견 놀이터를 설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와 올해 동물복지활성화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반려견 놀이터 설치 의지를 보인 자치구를 선정해 예산 1억원을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강서구, 올해는 노원구가 선정됐다. 중랑구의 경우 지난해 주민참여예산 형식으로 별도 지원 예산을 받았다.

서울시는 올해까지 동물복지활성화사업으로 지원하던 반려견 놀이터 설치 예산을 내년부터는 별도로 편성하는 등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반려견 놀이터는 혐오시설” 주민 반대로 사업 무산된 강서구·중랑구

그러나 반려견 놀이터 설치를 추진하던 강서구와 중랑구 모두 거센 반대 여론으로 최근 설치 계획을 철회했다. 반려견 놀이터가 생기면 소음과 환경, 안전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입장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강서구는 지난해 7월 서울시로부터 1억원의 예산을 지원받고 가양동에 위치한 궁산 근린공원 내에 설치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설치 추진 사실이 알려지자 예정 부지 근처 아파트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강서구에서는 1년여간 주민 설득작업을 벌였지만 여의치 않다고 판단, 지난 달 서울시에 사업 포기 의사를 전했다.

강서구 관계자는 “주변 주민에게 피해를 안주는 최적의 부지라고 생각했지만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사업이 취소가 된 상태고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22일 서울시 중랑구 봉수대공원 풀밭에서 반려견들이 뛰어놀고 있다. 반려견 놀이터 설치가 미뤄지면서 중랑구가 반려견주와 반려견을 위해 임시로 지정한 공간이다. 2018.11.22

중랑구의 경우 구청 뒤편 봉수대공원에 반려견 놀이터를 설치할 방침이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1년 넘게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다. 기본 설계를 마치고 조경, 전선, CCTV 업체 등과 모두 계약을 완료한 뒤 실제 착공에 들어가기 직전에 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구에서는 봉화산 내 다른 부지를 새로 마련하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중랑구 관계자는 “반려견에 대한 인식과 사회적 합의가 아직 부족한 것 같다”며 “반려견 놀이터가 필요한 시설이라고 생각하지만 주민들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설치를 강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7월에도 서초구가 반려견 놀이터를 완공했다가 주민 반발에 부딪혀 철거한 바 있다. 2000여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설치를 강행했지만 주민 여론에 못 이겨 결국 개장 직전 철거, 예산낭비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전문가 “반려견 놀이터는 필요한 시설...비반려인도 배려해야”

전문가들은 반려견 놀이터가 꼭 필요한 시설이라면서도 비반려인들을 배려할 수 있는 장치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시 동물보호과 관계자는 “반려견 놀이터를 ‘흡연구역’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며 “반려견 놀이터가 생기면 오히려 비반려인들이 권리를 주장할 수 있고 우려하는 환경·안전 문제 등이 해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윤주 서정대학교 애완동물학과 교수는 “시범적으로 반려견들의 공간을 만들어 운영하며 문제점을 해결해나가는 의견조율 과정을 거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반려인들도 자신의 반려동물이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면 주저없이 집으로 데려가는 등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iamky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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