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아이디어 페스티발...'비도 오고 그래서' 최우수 작품상 수상
자율주행 1인 이동수단도 눈길, 중국 현지형 주차시스템도
[화성=뉴스핌] 전민준 기자 = #8월 장마철 어느 날. 부산 출장을 위해 서울에서 출발한 A씨는 경부고속도로 기흥‧동탄IC 부근에서 굵은 장맛비를 만난다. 안성 방향으로 진입하려고 차선 변경을 시도하는 A씨. 고인 빗물로 사이드미러 조향이 어려워지자 ‘꾹’하고 버튼을 누른다. 그러자 사이드미러 윗부분에서 공기가 나오더니 빗물을 제거한다. 그리고 A씨는 여유롭게 원하는 차선에 진입한다.
조만간 상용화될 미래 자동차 얘기다. 현대자동차는 30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연 ‘제9회 아이디어 페스티벌’ 에서 ‘카 라이프’ 부문의 최우수 작품인 ‘비도 오고 그래서’를 탑재한 차량을 공개했다.
현대차 총합성능개발1팀, 샤시제어개발팀, 배터리시스템설계팀 등 3명의 수석연구원이 비 오는 날 사이드 미러와 유리창에 빗물로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운전자를 위해 이 제품을 제작했다.
현대자동차는 30일 남양연구소에서 제9회 아이디어 페스티벌을 열고 미래 에 적용할 신기술을 공개했다. [사진=전민준 기자] |
비에 젖은 사이드 미러는 와이퍼 모터를 활용한 압축 공기로 빗물을 제거하고, 빗물 맺힌 창문은 차량 공조 시스템 자체를 활용해 없앤다. 현대차는 최우수상을 수상한 ‘비도 오고 그래서’를 차후 양산 자동차에 적용하기 위해 확대 개발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를 대상으로 차세대 이동수단 및 차량 내 기능에 대한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행사다.
현대차에 따르면 특히 올해는 미래를 선도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응용기술,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작품 구현에 중점을 뒀다.
실제 이번 행사에서는 ‘비도 오고 그래서’처럼 ‘카 라이프’ 부문 외에도 ‘차량 내 유틸리티, 모빌리티’, ‘차량 내 유틸리티-해외연구소 특별’ 등 미래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핵심은 운전자와 자동차가 하나가 될 수 있는 실용적 기술을 서둘러 내놓은 것이다.
모빌리티 부문에서는 대상작이자 최우수작품인 차세대 1인 이동수단 ‘나무’가 주목 뱓았다.
나무는 이동 시 장애물이 나타날 경우 알아서 피해 가는 전동 휠이다. 아이디어를 낸 상용디젤엔진기능시험팀, 파워트레인전장설계팀 등 연구원이 시연을 했는데, 계단이 나타나도 거침 없이 올라가고, 앞에 전화 부스 같은 장애물이 갑자기 나타나자 쑥 피해 움직인다.
공공이동 수단 보급률이 증가하면서 1인 이동수단 시장도 클 것으로 전망, 친환경 자율주행 제품을 구상한 것이다.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연구원들이 수소전기차에서 버려지는 물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30일 선보이고 있다.[사진=전민준 기자] |
차량 내 유틸리티-해외연구소 특별 부문에서는 수시로 색상이 변하는 ‘범퍼 그릴(통풍구)’인 ‘King of Mask’가 주목 받았다. 중국 변검을 응용한 아이디어로 취향에 따라 자동차의 얼굴격인 그릴이 즉각적으로 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양화를 추구하는 소비자 취향에 맞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동차를 주차하자 차량 위치번호를 식별해 휴대전화 문자로 즉각 전송하는 ‘Here I am’도 관심이 컸다. 이는 중국 지하 주차장이 대부분 깜깜하고 모든 주차구역에 숫자가 있는 점에 착안한 아이디어다. 황진 중국기술연구소 전재개발부 연구원은 “중국 현지시장에 맞는 최고의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행사가 끝난 후 양웅철 현대·기아차 부회장은 “현대·기아차의 미래가 든든하다”며 “예전보다 현실감 있는 아이디어들이 많이 보여 흐뭇하다”고 격려했다. 현대·기아차는 수상작품들을 앞으로 국내 모터쇼 등 각종 사내·외 행사에 전시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창의적인 연구개발문화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