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중 관세 여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수개월 전부터 중국의 경기 둔화는 예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기 선행 지표 격인 해운 자료를 통해서다. 전 세계 상품 무역의 약 90%는 선박의 컨테이너 운반을 통해 이뤄진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주 시스팬(Seaspan)의 공동 창립자인 게리 왕은 6개월 전 중국의 경기 둔화가 해운 데이터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고 미국 경제매체 CNBC뉴스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스팬은 상품(commodities)과 제조, 소비 등 모든 무역 거래에 관여하고 있는 회사로 페덱스, DHL, UPS보다 200배 이상의 물량을 처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7월 중국 수입품에 대한 직접적인 고율 관세를 실시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340억달러 규모 중국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당시 관세 부과를 앞두고 미국의 대중 수입은 일시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액센츄어의 미 상무부 수출입 자료 분석에 따르면 지난 4~6월 컨테이너 무역은 1년 전보다 1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7월 관세 부과 이후 미국의 대중 수입은 급감했으며, 시계를 넓혀 중국산을 비롯한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해 고율 부과를 했던 지난 3월에도 비슷한 기류가 감지됐다.
시버리 글로벌 오션 트레이드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340억달러 어치 관세 대상 목록에 오른 물품의 수입 규모는 지난 7월 이후 1년 전보다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실시된 미국의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수입은 3월 당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3% 줄었다.
지난 8월, 9월 관세가 각각 발효된 160억달러, 2000억달러 중국 수입품에 대한 데이터는 조만간 나올 예정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관세 대상 목록에 오른 중국 수입품이 다른 곳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리타임시버리컨설팅의 마이클 루텐 책임자는 "이미 중국 화물이 미국에서 다른 나라로 옮겨지고 있다"며 "그러한 물품은 일본과 한국, 대만, 독일, 이탈리아로 이전했다"고 설명했다.
컨테이너 외에도 건화물 데이터 등을 통해 중국 경기를 가늠할 수있다. 석탄과 곡물, 철광석 등을 운반하는 건화물과 가스 등을 운반하는 탱커는 원자재에 대한 수요를 보여준다.
DHL이 발표하는 DHL 글로벌 트레이드 바로미터는 지난달 중국의 무역 전망을 4포인트로 낮춘 59로 제시했다. 중국의 성장 속도 둔화를 암시한다는 설명이다. 이 지표는 50을 넘으면 성장을 가리킨다.
9월 발효된 2000억달러 중국 수입품에 대한 효과가 파악되면 내년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한 밑그림이 구체적으로 그려질 전망이다.
루텐 책임자는 "(9월) 무역 데이터가 공개되면 약 2주 안에 그 영향에 대한 통찰력을 일부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진짜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25%의 관세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9월 2000억달러 어치 중국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내년 1월 1일부터 관세를 25%로 인상하기로 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