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쇼기의 실종 사건의 암살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알파벳의 자회사인 구글이 사우디에서 열리는 투자 콘퍼런스 참석을 불참할 것이라고 15일(현지시각) 밝혔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구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구글의 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인 다이앤 그린이 이달 23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콘퍼런스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쇼기는 워싱턴포스트(WP)에 사우디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기고해온 칼럼니스트로 지난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을 찾았다가 실종됐다. 터키 수사당국은 카쇼기가 사우디 왕실의 지시를 받은 암살단에 살해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우디는 암살 배후설을 부인하고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주관하는 FII 콘퍼런스는 세계 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해 '사막의 다보스'라는 별칭을 얻었다. 올해는 이달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리야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언론인 피살의 배후에 사우디 정부가 있다는 의혹이 일면서 JP 모간 체이스의 CEO인 제이미 다이먼을 비롯한 미국 포드자동차의 빌 포드 회장, 우버 테크놀로지의 다라 코스로샤히, 비아콤의 최고경영자 밥 바키시 등 전 세계 기업인들과 언론인이 줄줄이 콘퍼런스 보이콧을 선언했다.
로이터는 이 외에도 이날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대형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의 공동 대표인 조셉 배도 FII 콘퍼런스 불참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사우디의 국영석유기업인 아람코는 구글과 손을 잡고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관한 계약을 발표했다. 지난 4월에는 빈 살만 왕세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구글 본사를 방문해 다이앤 그린을 비롯한 구글의 임원들과 만나 클라우드 컴퓨팅과 관련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글은 그린의 FII 콘퍼런스 불참이 아람코와의 클라우드 사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4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구글 본사를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오른쪽)가 히로시 로크하이머(왼쪽) 안드로이드 책임자와 악수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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