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김근태 고문 은폐' 사실로…과거사위, "'안보수사조정권' 폐지돼야"

기사입력 : 2018년10월11일 15:25

최종수정 : 2018년10월11일 15:25

"검찰, 고문 인지하고도 안기부 수사방향 그대로 시행…직권남용"
"기소여부, 검찰 핵심권한…현행법 규정 필요"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검찰 재조사로 '김근태 고문 은폐 사건'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정보기관의 '안보수사조정권'이 폐지돼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검찰 과거사위원회(김갑배 위원장)는 11일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으로부터 해당 사건의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심의한 결과, "검찰이 고문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묵인하고 이후에도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근태 고문은폐' 사건은 당시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의장이던 고(故) 김근태 전 장관이 이른바 '남영동 대공분실'로 끌려가 고문을 받은 뒤 이를 폭로했으나 오히려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기소되고 고문경찰관들은 불기소 처분을 받은 내용이다. 

검찰 /김학선 기자 yooksa@

김 전 장관은 지난 1985년 국가보안법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강제연행돼 23일 간 고문을 당하고 이후 이를 폭로한 뒤 수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이를 묵살하고 고문 경찰관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등 관계기관과 대책회의를 거쳐 사건을 은폐하는 데 적극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대검 진상조사단의 재조사 결과, 검찰이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내버려두는 등 사실상 수사를 방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검찰이 당시 안기부와 치안본부 등 관계기관과의 대책회의를 통해 김 전 장관의 고문 폭로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등 사건 은폐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이같은 사실은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 등에서 작성한 자료를 바탕으로 확인됐다.

진상조사단은 또 당시 안기부가 김 전 장관 연행 닷새 뒤인 9월 9일 수사 초기단계에서 이미 민청련 사건 처리 방향을 정리하고 이에 대한 홍보 계획까지 세워 놓았는데 검찰이 이같은 수사 처리방향을 그대로 시행했다는 점도 확인했다. 당시 검찰이 남영동 대공분실 현장검증이나 구속장소 감찰을 벌인 기록이 없고 당시 고문을 당했다는 여러 주장에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한 자료가 없었기 때문이다.

검찰 과거사위는 이같은 상황에서 검찰이 고문경찰관들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내린 것은 물론 김 전 장관을 전기고문한 자가 누구인지 제대로 수사를 벌이지 않은 점 역시 문제가 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검찰이 고문경찰관의 신원파악에 의지가 없어 결국 당시 공안분실 실장이던 고문기술자 이근안씨 등의 신분이 10년이 지나서야 밝혀지는 등 사건의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봤다.

과거사위는 이에 대해 "검찰은 해당 사건에서 준사법기관으로서 수사를 주재하고 경찰의 불법 수사에 대한 사법적 통제 권한을 갖고 있음에도 경찰의 고문수사를 용인, 방조한 사실 및 고문을 은폐하는 데 검찰 권한을 남용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검찰이 '수사기관의 고문'이라는 반인권적인 중대 범죄에 대해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오히려 공안 경찰관들의 불법 체포와 감금을 경미하게 본 것은 수사 절차에서 적법수사 원칙과 인권보호라는 검찰의 기본적 직무를 유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런 상황이 벌어졌던 것은 안기부가 이른바 '안보수사조정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라며 "이른바 '안보수사' 또는 '공안사건' 수사를 다른 사건과 다르게 취급하고 정보기관이 그 수사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냉전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과거 권위주의정부 시대 유물에 불과한 것으로 이에 대한 검찰의 인식 전환과 새로운 접근이 요청된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특히 "기소 여부의 결정은 검찰권의 핵심적 내용인바, 정보기관이 검찰 공소권을 통제하는 규정은 상위법인 형사소송법에 저촉되고 이를 검찰이 용인하는 것은 스스로의 권한을 방기하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위 규정은 현행법에서 그대로 효력을 유지하고 있어 이를 시급하게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rlee1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