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E15(고농도 에탄올 휘발유) 판매 허용할 것"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팜 벨트(농업지대)' 지역 표심잡기에 돌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고농도 에탄올 휘발유인 E15의 판매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것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과 NBC 등 주요 외신이 이날 보도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여름철 E15 판매 금지 조치를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E15는 에탄올과 휘발유를 각각 15%, 85% 혼합한 고농도 에탄올 휘발유다. 미 환경보호청(EPA)은 E15가 무더운 날 스모그를 발생시키는 주범이라는 근거로 E15의 여름철(6월 1일~9월 15일) 판매를 금지해왔다.
같은 날 아이오와주(州) 카운실블러프스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지원 유세 연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에탄올을 보호하고 있다. 오늘 우리는 일년 내내 E15가 가진 힘을 활용하게 될 것이다"라며 E15를 연중 판매하도록 추진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승리를 앗아갈 수 있다며, 아이오와 유권자들에게 투표장으로 향할 것을 촉구했다.
아이오와는 에탄올과 에탄올의 원료인 옥수수의 최대 생산지 중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농업 지역의 표심을 잡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여기에 중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달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화당 후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조치라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이번 재선 도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화당 소속의 로드 블럼 하원의원(아이오와)이 트럼프 행정부의 에탄올 규제 완화 추진으로 선거에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조처가 얼마 전 취임한 브렛 캐배너 신임 연방대법관의 인준을 성공적으로 이끈 공화당 소속 척 그래슬리(아이오와) 상원 법사위원장에 대한 일종의 보상으로 보인다는 해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에탄올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발언을 두고 아이오와에서 옥수수와 대두 농장을 운영하는 워런 바흐만(72)은 로이터에 "때가 왔다. 무역 전쟁으로 인한 관세와 낮은 농작물 가격으로 큰 손해를 입었으며, 모든 부담을 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니 퍼듀 미 농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를 환영했다. 퍼듀 장관은 에탄올 규제 완화를 두고, 높은 옥수수 생산량을 기회로 활용할 "훌륭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농가와 농촌 경제의 또 다른 승리라고 지적했다. 퍼듀 장관은 또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여름철) 운전 시즌 전에 이번 조치가 실행될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에탄올 규제 해제를 모두가 반기는 것은 아니다. 미국석유협회(API)는 그간 E15 판매 금지 해제에 반대의 뜻을 비쳐왔다. E15가 오래 전 제작된 차량의 원료로는 사용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API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사용되는 차량의 최대 75%가 E15 혼합유를 사용할 수 없다. 반면 미국의 신재생에너지협회(RFA)는 미국 자동차의 90%가 E15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API의 주장에 반박해왔다.
미국 아이오와주(州) 카운실블러프스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지원유세 연설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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