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매입 확대 및 금광업체 M&A 호재 기대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장기간 하락세를 이어오던 금값이 마침내 바닥을 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지난주 금융전문지 배런스(Barron’s)는 지난 6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30여년래 최장기간 약세장을 이어온 금값이 중앙은행의 매입 확대와 금광 부문 합병 소식 등으로 강력한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금 선물 가격은 0.9%가 떨어져 3월 이후 6개월째 월간 하락세를 나타냈다. 현재 금값은 연초 대비 8% 정도 떨어진 상태.
금 현물 가격 1년 추이 [사진=블룸버그] |
제프 라이트 골드마이닝 부회장은 “금 가격이 이미 바닥을 쳤거나 바닥이 아주 근접한 상황이라고 믿는다”면서 중앙은행 금 매입이 3년래 가장 강력한 수준인 점을 근거로 들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외환보유고에 193.3메트릭톤의 금을 추가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 매입 규모보다 8%가 늘어난 수준으로, 2015년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 금 매입 규모다.
라이트 부회장은 중앙은행들이 단순히 가격 하락 때문에 금 매입을 늘리는 것이 아니며, 미중 간 무역 갈등 및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관련한 불확실성도 안전 자산인 금 수요를 늘리는 데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 잠정 합의 소식이 미 달러화를 짓눌러 달러 표시 금 가격에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WGC 중앙은행 및 공공정책 담당이사 나탈리 뎀스터는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확대를 분석하면서 “정치적 요인과 변화하는 글로벌 무역 패턴에 대응해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는 일부 국가들의 바람이 반영된 복합적 결과일 수 있다”고 말했다.
U.S. 글로벌 인베스터스 최고투자책임자(CIO) 프랭크 홈스는 금광 부문 합병 소식도 금값 바닥에 힘을 실어 주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말 금광기업 랜드골드 리소스(Randgold Resources)와 바릭 골드(Barrick Gold)가 183억달러 규모 합병을 발표했는데, 홈스는 과거 추이를 살펴봤을 때 이 정도 수준의 합병은 “금값이 바닥에 근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광 업종 주가가 S&P500에 비해 20여년래 최저 수준으로 낮아져 투자자들에게 한 세대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매입 기회가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 시장에 여전한 경계 요인이 남아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U.S.뱅크 선임 투자 전략가 롭 하워스는 올 연말까지 금 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면서,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올리고 미국 경제 성장세가 견실한 상태를 유지하면 달러가 강세를 보여 금 가격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매년 10월 금 값이 연중 최저 가격을 기록한다는 점도 경계를 늦추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