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포함한 80여개 대학 모인 '트루스포럼'
"한미동맹 위험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거리로"
"태극기부대 집회서 젊은층·지성인 역할할 것"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중장년 보수층으로 구성된 태극기부대 집회에 파릇파릇한 대학(원)생들이 참석해 눈길을 끈다. 지난 9월 28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태극기집회 연단에 2030 청년들이 올라 화제를 모았다. ‘트루스포럼’ 소속인 이 청년들은 태극기부대와 연대해 처음으로 이날 ‘거리 집회’를 주관했다. 중장년층이 주류를 이루는 태극기부대에 2030 청년들이 참가한 사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슈가 됐다.
[사진 제공=트루스포럼] |
이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는 한미동맹을 지키기 위해서다. 김은구 포럼 대표(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박사과정)는 “한미동맹이 깨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지성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 종전 선언이 진행되고 있고 미국의 11월 중간 선거도 있기 때문에 올해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왜곡된 역사 인식을 바로 정립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포럼엔 서울대를 포함해 연세대·고려대·이화여대·카이스트·부산대 등 30개 대학이 공식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청 대학은 총 80여개에 이른다. ‘탄핵 반대 서울대 연대’를 기반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 직후인 2017년 3월 포럼이 출범했다.
김 대표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 뒤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며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재춘 전 대사 등 안보·경제 관련 연사들을 초청해 강연을 열었다. 한 달에 1~2회 꼴로 서울대에서 열리며 현재 30회 정도 진행됐다”고 말했다.
회원은 800여명을 넘어섰다. 포럼의 주 회원 층은 20·30대 청년들이다. 그 가운데 대학생과 대학원생 약 100명이 핵심적으로 활동 중이다. 이 외에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몸담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 모임은 연구와 공부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청년 단체보다 진지하다”며 “또 공유하는 인식과 정체성이 명확하기에 결집성이 있다. 이것이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포럼이 추구하는 가치는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화의 가치 인정 △북한의 해방이라는 사명감 △굳건한 한미 동맹 △(박근혜)탄핵의 부당성 △기독교적 가치관 등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는 체제 전쟁 측면이 강하다. 이는 재판 기록으로도 나온 사실”이라며 “거기에 언론은 선동적인 역할을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도를 넘어선 자유주의 신학은 사회의 질서를 무너뜨린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태극기부대의 취지에 반대하는 청년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김 대표는 “실제 포럼을 두고 ‘틀딱(틀니 딱딱거리는 노인)’이라고 얘기했던 친구들도 많았다. 하지만 개의치 않는다”며 “다만 그들의 생각이 잘못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지성인의 역할’이라고 지칭했다.
앞으로 포럼은 두 달에 한 번 태극기집회에 참여할 계획이다. 중간 층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기존의 태극기집회에 고정화된 부분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태극기집회에 함께 하긴 어렵더라도, 공감할 수 있는 집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