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환율보고서· 북미 정상회담 등 원화 강세 요인
9월 FOMC 이후 완화된 연준 스탠스, 美경기 둔화 가능성 등
[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대다수 외환 전문가들은 달러/원 환율 상승 탄력이 둔화한 것으로 보고 1100원대 아래를 열어두는 상황이다. 대내외적으로 달러 약세·원화 강세 재료가 산적해 있다는 평가다.
2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111.80원) 보다 1.2원 오른 1113.0원에서 출발했다.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달 27일과 28일에는 각각 1112.50원, 1109.30원에 마감했다. 28일 종가(1109.30원)는 지난 6월 22일(1107.40원) 이후 3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6월 이후 달러/원 평균 환율은 △7월 1122.80원 △8월 1121.15원 △9월 1120.19원이다.
달러/원 환율 추이<자료=코스콤> |
최근 달러/원 환율의 상승세 둔화 요인으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확인된 연준의 스탠스, 물가를 비롯한 미국 지표 둔화 가능성, 무역분쟁 장기화로 인한 민감도 둔화, 10월 환율보고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이 거론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9월 FOMC 이후에 달러 강세가 조금 주춤해질 여지가 생겼고 10월에는 정상회담이라던가 환율보고서 같은 이벤트들이 있기 때문에 아래쪽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1100원 밑으로 열어두지만 달러/원이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 딜러도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돼 원화 약세 요인이 해소되면서 (원화) 강세로 보이는 건 있다"며 "우선 환율 보고서 이슈도 있고 미국 연준도 매파적인 발언이 세지 않다 보니 약간은 비둘기적으로 해석되면서 달러 약세를 이끌었다"고 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연말에 1080원 예상하며 전반적으로 여기서 더 원화 약세로 갈 요인은 없다고 보는 입장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무역전쟁 이슈는 더 이상 변수가 아니라 장기화 되면서 상수라는 인식이 강해졌다"며 "이벤트 재료로 소화하기 보다는 기정 사실로 깔고 들어가기 때문에 수출 실적을 감안하게 되면 다시 외국인 자금이 증시 쪽에서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분기 미국 GDP가 4.2%로 4년간 최고치로 집계됐으나 달러 강세와 무역전쟁 이슈로 선행 지표의 둔화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간 달러 강세를 이끌던 양대 축 중 하나가 타 국가와 차별되는 미국의 경기 호황이었는데 그 격차가 좁혀질 개연성이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미국 지표 둔화 가능성과 물가 하락 압력이 예상되고, 12월에 금리 올릴 가능성 높지만 최근 연준 스탠스 보면 급하지 않을 거라는 시그널을 좀 준 것 같다"며 "달러 인덱스 상승 탄력도 둔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10월 중순에 미국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중국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달러/원 환율 하락 요인으로 지목됐다.
전승지 연구원은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위안화 강세 압력으로 원화도 동반 강세 압력을 받을 것 같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까지 이어져 온 반도체 호황이 점차 꺾일 것이라는 전망은 원화 강세를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1090~1100원대에서 출회되는 결제 수요가 만만치 않은 점도 눈여겨 봐야한다.
한편 달러/원 환율이 1100원 이하로 내려가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10월에는 조금 쉬어가겠지만, 이탈리아 이슈랑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여전하고 영국에서 유럽연합(EU)과 브렉시트 협상도 있다"며 "10월에는 아직 이벤트들이 많이 있어 불확실성이 높고 달러 같은 안전자산 쪽으로 쏠릴 수 있다. 1125원 까지도 열어놔야 한다"고 봤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