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여성·아동

속보

더보기

'미투' 관심 시들해진 사이…다시 고개드는 성범죄

기사입력 : 2018년08월10일 15:47

최종수정 : 2018년08월10일 15:47

전국을 뒤흔들던 '미투' 열기, 시간 지날수록 관심 뚝
담배처럼 사회적 인식전환 필요…올바른 교육도 절실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전국을 뒤흔든 ‘미투’ 열기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나도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계속되지만, ‘미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줄어만 간다. 한국인 특유의 ‘냄비근성’을 탓하는 비판이 그래서 나온다. ‘미투’를 지속할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 속에, 각종 성범죄가 고개를 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년 만에 시들해진 ‘미투’…왜?

한국사회에서 ‘미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올해 1월이었다. 한 여검사가 과거 성추행 당한 사실을 어렵게 폭로하면서 전국에 ‘미투’ 바람이 불어닥쳤다.

지난해 미국 팝계와 할리우드에서 공개운동으로 촉발된 ‘미투’는 피해자이기에 감춰야 했던 성범죄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쉬쉬하던 피해자들이 하나 둘 용기를 냈고, 상상을 초월하는 성범죄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법조계에서 시작된 한국사회의 ‘미투’는 정치권, 문화계, 군대, 학교 등 각계의 추악한 민낯을 까발렸다. 존경받던 정치인, 작가, 연기자가 줄줄이 미투의 가해자로 드러났고, 일부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2~3월)과 러시아월드컵(6~7월) 등 굵직한 이벤트를 거치면서 ‘미투’ 열기는 빠르게 식어버렸다. 일부 정치인과 영화배우, 감독 등이 여전히 입방아에 오르내지만 ‘미투’가 들불처럼 번지던 때에 비하면 확실히 일반의 관심이 덜해졌다.

올해 1~7월 '미투' '성추행' '성폭행'의 네이버 검색 결과치. 수치는 최대 검색량을 100으로 표현했을 때 상대적인 변화를 나타낸다. [그래픽=김세혁 기자]

이 같은 사실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여검사의 폭로 직후 ‘미투’ ‘성추행’ 성폭행’을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한 결과를 보면, 2월 폭발적 증가 이후 3월 절정을 거쳐 4월 이후 뚝 떨어진다.

7월을 기준으로 보면, ’미투’는 일반의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던 3월에 비해 검색량이 95%나 감소했다. ‘성추행’과 ‘성폭행’의 경우도 각각 95.3%와 79.8%로 크게 줄었다.

◆‘미투’ 관심 끊긴 사이…고개 드는 성범죄

이 틈을 타 각종 성범죄는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9일 국방부가 여군을 성추행한 해병대 대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은 군에 대한 신뢰를 바닥까지 떨어뜨렸다. 보육원서 자라 대학에 입학한 당찬 10대 여성에게 지속적으로 협박문자를 보낸 교육 공무원 이야기도 공분을 샀다.

지난달 2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중생은 올봄 또래 남학생에게 강제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성폭력을 저질러 전자발찌를 부착한 남성이 지난 4월 30일 만취한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붙잡혔다.

전문가들은 ‘미투’나 이에 대한 관심이 성범죄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지속적 관심이 필요한데, 한국사회가 성범죄에 무지하다 보니 관심도 쉽게 식는다고 지적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김종일(43) 젠더십 디자이너는 "성범죄라고 하면 흔히 강간, 강제추행을 떠올리지만 ‘미투’에 포함된 성범죄는 굉장히 광범위하다. 그만큼 우리사회가 성범죄에 무지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사람들은 성범죄를 마주해도 '이쯤은 웃어넘길 일 아냐?'라고 무시한다. 성범죄에 무지한 것도 모자라 둔감한 것"이라며 "이런 이유들 때문에 '미투'에 대한 관심 역시 금세 시들해졌다"고 아쉬워했다.

해결책에 대해 그는 "예전엔 가장이 집에서 흡연해도 가족들이 말을 못했는데 요즘은 '흡연갑질'이라는 말까지 흔히 사용된다"며 "성범죄 역시 담배처럼 중대한 폭력으로 인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제대로 된 교육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starzoobo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