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인생의 마지막 순간 세상과 단절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최근 한국에서도 고독사에 대한 사회적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무연고 사망은 2013년 1280명에서 2017년 2010명으로 5년새 2배로 급증했다. 지난 17일에는 광주시 북구에 거주하는 60대 남성이 시체가 '미라화'될 때까지 방치돼 충격을 주기로 했다.
한편 한국보다 한 발 앞서 고독사가 문제시된 일본은 고독사한 사람의 마지막을 정리해주는 '유품정리사'가 등장하기도 했다.
누구보다 고독사 현장을 많이 접하게 되는 유품정리사들은 고독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고독사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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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아사히신문은 유품정리회사를 운영하는 요시다 다이치(吉田太一)씨를 인터뷰했다. 2002년 이 회사를 설립한 이후 그가 만난 고독사의 현장은 1000건이 넘는다. 그 중엔 사망한지 몇 주가 지난 사람의 집이 있는가 하면, 반년도 훨씬 더 지난 뒤에야 발견된 사례도 있다.
그렇게 고독사 현장을 마주하면서 그는 언젠가부터 '남겨진 자리'엔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요시다씨는 "고독사한 사람의 방은 공통적으로 음식물 용기나 잔돈, 의류 등이 아무렇게나 어지럽혀져 있었다"라며 "방문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정리 정돈을 해야한다는 의식 자체가 옅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돈되지 않은 상태가 계속되다 보면 점점 사람을 만나는 일도 어렵게 될 수밖에 없다. 그는 "그렇다면 언제든 사람이 방문해도 좋은 상태로 정돈하는 게 고독사를 피하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자신이 본 고독사의 현실을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강연에 나섰고, DVD를 제작하기도 했다.
요시다씨는 강연에 나설 때마다 사람들에게 집안에 틀어박혀있지 말고, 최소 주 1회는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상대를 만들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그럴 때면 청중들 중엔 "지금까지 일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서 이제와서 친구를 사귀는 것도 어렵다"는 반응이 꼭 나온다.
그는 "그럴 때마다 시험삼아 인근 지역을 둘러보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길을 정해서 산책을 지속적으로 하다보면 얼굴을 아는 사람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는 "운이 좋으면 먼저 말을 걸어주는 사람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했다.
학창시절의 친구나 퇴직한 직장의 전 상사 등 한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요시다씨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친구가 생기면 앞으로의 자신에 대해 생각해볼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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