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총수 일가 주식 변동 과정서 탈루 정황 포착
국세청, LG상사에 약 580여억원 추징금 부과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검찰이 LG그룹 일가의 탈세 혐의에 대해 집중 수사할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최호영 부장검사)는 9일 오전부터 조세포탈 등 혐의로 서울 여의도 LG 본사 재무팀 등에 대해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본사 재무팀 등에 검사와 수사관 등 수사팀을 보내 회계 및 세무 관련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확보에 나섰다.
LG 압수수색은 지난달 국세청으로부터 구본무 회장 등 LG그룹 일가가 소유해 온 LG계열사 주식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100억원대의 양도소득세를 탈루했다는 고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세청은 LG상사 세무조사를 시작으로 계열사간 거래 관계와 총수 일가의 주식 변동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탈루를 의심할만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LG 트윈타워 <사진=LG> |
검찰에 따르면 검찰은 LG그룹 총수 일가의 지분이 비교적 많은 LG상사가 자회사인 판토스에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주고, 이 회사 지분을 보유한 총수 일가가 부당 이익을 취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판토스는 항공·해운 물류업체로, 매출의 약 60%를 LG그룹 계열사로부터 올려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일감 몰아주기는 문재인 정부 들어 일부 대기업의 최대 문제점 중 하나로 지목돼왔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LG상사 본사에 조사4국을 투입해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조사4국은 국세청 내 특수부라 불리는 곳으로, 비자금 조성이나 탈세 의혹 등 혐의가 있을 경우 전격 투입돼왔다.
이를 통해 서울지방국세청은 LG상사에 약 580여억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통해 LG그룹의 포탈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자료가 있는지 분석할 방침이다. 또 LG그룹의 조세포탈 혐의가 경영권 승계 작업과 연관 여부 있는지도 수사 대상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 회장과 동생인 구본능 희성산업 회장은 이번 국세청 고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압수수색에 협조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국세청이 과징금 등을 이미 부과하는 등 정황을 볼 때, 탈세 혐의를 벗긴 어렵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