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찬 통해 오전 정상회담 정리 및 오후 정상회담 전략 준비
비핵화·한반도 평화체제 등 핵심 의제서 남북 이견 적지 않은 듯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하루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화와 화합을 상징하는 여러 행사들을 진행하는 가운데 오찬은 별도로 진행하기로 해 그 배경에 주목된다.
남북 정상은 27일 오전9시30분, 판문점 군사분계선 위에서 첫 만남을 갖는다. 김 위원장은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T2, T3 건물 사이의 군사분계선을 넘어 도보로 남측 땅을 밟는다. 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 앞에서 김 위원장을 맞아 두 정상이 처음으로 손을 맞잡는다.
이후 두 정상은 의장대 사열을 포함한 공식 환영식,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분단의 상징이던 군사분계선 위에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함께 심는 공동기념식수도 한다.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친교 산책을 하고, 오후 정상회담을 마친 후 환영 만찬이 있을 예정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중국을 방문하면서 북한 지도자들이 이용하는 1호열차를 타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남북 정상회담이 사상 최초로 남한을 방문하는 북한 최고 지도자에 대한 배려와 남북 정상간 신뢰를 다지는 일정으로 가득 차 있는 셈이다. 그러나 유독 남북 정상은 오찬을 따로 진행하기로 해 관심을 끌었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위원장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26일 기자 브리핑에서 "오전 정상회담이 종료된 후, 양측은 별도의 오찬과 휴식시간을 갖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 때 김 위원장과 북한 관계자들은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돌아갔다가 오후 다시 합류하게 된다.
이는 현재 남북정상회담에서 논의될 핵심 주제인 비핵화 등에 대해 아직 남북이 쉽지 않은 합의가 남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단 하루 일정으로 진행되는 남북정상회담 상황상 오전 회담을 정리하고 오후 회담 전략을 준비하기 위해 오찬을 따로 진행할 것이라는 예측은 많았다.
다만 사전 조율을 통해 핵심 주제에 대한 이견이 상당부분 좁혀졌다면 오찬이 남북 정상들의 친교를 다지는 용도로 쓰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환영만찬을 우리 측이 주재하는 만큼 북측이 오찬을 준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남북의 핵심 의제에 대한 이견은 아직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임 비서실장은 "지난 특사단 평양 방문에서 확인한 비핵화 의지를 양 정상이 직접 어느 수준에서 합의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것을 어떤 표현으로 명문화 할 수 있을지가 어려운 대목"이라고 토로했다.
임 비서실장은 외신에서 나왔던 정상회담 연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북한의 특성상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핵심 의제는 최고 지도자의 결단 없이 결정되기 어렵다. 빽빽한 정상회담 일정 중 남북이 오찬을 따로 하는 이유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