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남북정상회담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남과 북 정상의 3번째 만남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주목받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실장과 북측의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간 핫라인 문제를 논의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언론 등에서 남북정상회담 실무 협의 과정에서 윤 실장과 김 부장 간 핫라인 구축 가능성을 제기하는 데 대한 해명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에 앞서 두 사람이 음으로 양으로 회담 전반을 조율하고 있는 각 정상의 '복심(腹心)'임을 방증하는 장면이다.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왼쪽)이 지난 3월 5일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가운데)를 비롯한 대북특별사절 대표단과 함께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평양으로 향하는 특별기에 탑승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격인 서기실장을 맡으며 '집사'로 불리는 김 부장의 카운터파트로 나선 윤 실장은 가히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릴만한 최측근 인사다.
문 대통령이 제19대 국회의원으로 있을 때 그의 보좌관을 지낸, 속내를 털어넣고 얘기하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당시 문 대통령에게선 '윤 특보와 상의하세요'라는 말이 자주 나왔다. 윤 실장은 문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정무특보였었다. 그만큼 윤 실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뢰가 컸다는 얘기다.
참여정부에 몸담은 공통점도 있다. 윤 실장이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을 하면서, 당시 민정수석과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지내며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한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비선 실세'로 비쳐지는 부담 때문에 잠시 물러나 있다가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캠프에 합류, 종합상황본부 2부실장을 맡아 활약했다.
이런 그에게 문 대통령은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국정상황실을 맡겼다. 국정상황실은 국가정보원, 경찰, 기무사 등으로부터 매일매일 올라오는 사건·사고 소식과 사정기관 보고서 등 각종 정보들이 모이는 곳이다. 윤 실장은 이 정보들을 선별해 문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즉, 국정 상황을 컨트롤하는 헤드쿼터라 할 수 있다. 당연히 문 대통령과는 매일 아침 얼굴을 마주한다.
두 사람의 이 같은 신뢰관계는 역사적인 '2018 남북정상회담'으로까지 이어졌다. 성공적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남북 간 조율 과정에서 윤 실장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남북 문제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고 있는 데다 입도 무겁다는 평가가 빈말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지난 5일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담에서 윤 실장은 북측의 김 부장과 함께 의전·경호·보도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다. 윤 실장과 김 부장의 간 네 번째 만남이었다.
윤 실장은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때 김 위원장의 특사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따라 방남한 김 부장과 물밑 접촉, 남북 간 문제를 협의했다.
이어 윤 실장은 지난달 문 대통령의 대북 특사로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등과 함께 평양을 방문해 김 부장을 만났다. 특히, 이 때 특사단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빠지고 윤 실장이 들어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평양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과 태권도시범단 공연을 계기로 방북하면서 윤 실장과 김 부장은 세 번째로 만나게 된다.
남북은 지난 5일에 이어 조만간 의전·경호·보도 관련 2차 실무회담을 열 예정이다. 통신 관련 실무회담은 오는 7일 예정돼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몇 차례 할지 정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2차 회담은 잡기로 했다"면서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위해 열심히 회의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