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4월 16~20일 후송훈련 '포커스드 패시지' 실시
주한미군 가족과 한국 거주 미국인 대상, 미 본토 대피작전
사상 첫 후송작전에 외교가 주목.."트럼프 의중 담겼나" 긴장
[뉴스핌=장동진 기자] 주한미군이 사상 처음으로 미군 가족과 민간인을 미국 본토로 철수시키는 훈련을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The star&Stripes)는 23일 "미군이 내달 1일 시작하는 한·미군사훈련과 동시에 유사시 주한미군과 함께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 국적의 민간인을 한반도에서 탈출시키는 '비전투원 후송훈련'(NEO)을 실시한다"고 보도했다.
성조지는 "미군이 다음달 한국에서 최악의 악몽 시나리오 중 하나인 대규모 대피를 수행할 예정"이라며 "이번 훈련에 자원자를 통한 민간인을 선발해 미국 본토로 대피시키는 계획을 추가했다"고 전했다.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소속 케빈 중사, 머레이 준위, 김주성 소령, 김강연 대위(왼쪽부터 시계반대 방향).<사진=함동참모본부> |
성조지에 따르면 '포커스드 패시지(Focused Passage)'로 알려진 이번 훈련은 4월 16~20일 열릴 예정이다. 현재 자원자 100여명이 선발돼, 훈련 과정에서 미 본토로 대피하는 훈련을 받게 된다.
미군은 매년 봄과 가을 피난훈련을 시행해 왔지만, 이번 훈련처럼 미군 가족 등 민간인을 미국 본토까지 철수시키는 것은 처음이다.
성조지는 "이번 NEO 훈련이 매우 민감한 시기에 시행된다"며 "지난해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으로 인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며, 미국 관리들과 전문가들에게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준비 필요성을 상기시킨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가을 실시한 미군 가족 등을 일본 도쿄에 있는 요코타 공군기지로 철수시킨 것과 비교하면 훈련의 강도가 한층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해리 해리스 미해군 태평양 사령관은 지난달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 참석, 한국에서 미국인의 대피 계획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크리스토퍼 가버 미 태평양사령부 대변인도 최근 "상황의 범위와 규모가 계속 커지고, 전쟁계획 자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했기 때문에 각종 계획이 개선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주한미군 관계자는 “다음달 NEO 훈련을 하는 것은 이미 예정된 스케줄이기 때문에 큰 변동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 국적의 민간인들을 미 본토까지 이송한다는 것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반도 전문가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 대규모 민간인을 한반도에서 탈출시키는 것보다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이 낫다"고 꼬집었다.
[뉴스핌 Newspim] 장동진 기자 (jangd89@newspim.com)